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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선의 동인도 여행기(9) - Gangtok, 옛 시킴 왕국의 수도(속)

應觀 2017. 9. 13. 21:57

박일선의 동인도 여행기(9) - Gangtok, 옛 시킴 왕국의 수도(속) 

(elsonpark@gmail.com)(http://cafe.daum.net/elson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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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9월 3일, 토요일, Gangtok, Modern Central Lodge

 

(오늘의 경비 US $10: 숙박료 150, 아침 40, 점심 40, 저녁 40, 커피 25, 식품 60, 택시 20, 환율 US $1 = 44 rupee)

 

오늘부터는 돈을 조금 넉넉히 쓰기로 했다. 여행이 끝날 때까지 고생을 덜하기 위해서다. 하루 평균 $23에 해당하는 금액인 1,000 rupee를 잡았다. 조금 더 나은 숙소와 음식점 그리고 교통편을 이용할 생각이다.

 

아침 6시경에 일어나서 커피 없이 (커피포트가 없기 때문에) 어제 산 빵을 조금 먹고 위스키를 조금 마셨더니 어질어질해졌다. 다시 들어 누어서 책을 읽다가 잠이 들어서 9시가 넘어서 일어났다.

 

방이 참 마음에 든다. 널찍한 2인용 방인데 큰 창문이 있고 조그만 베란다도 있다. 더운물 샤워도 나오고 변기도 서양식 수세식이다. 무엇보다도 침구가 깨끗하다. 가격은 200 rupee 달라는 것을 150 rupee로 깎았다. 요새 성수기가 아니라 잘 깎이는 것 같다. Darjeeling에서도 깎아보는 것인데 달라는 대로 그냥 300 rupee를 다 주었다. 그때 병이 나서 깎을 기력이 없었던 것 같다.

 

아침 10시쯤 나가서 왕궁이 (Royal Palace) 있는 곳으로 걸어서 올라갔다. 옛날 왕국이었을 때 궁전이었다. 중간에 아늑하고 깨끗한 공원이 있어서 반시간 정도 쉬다가 갔다. 산등성이로 올라가니 한쪽엔 왕궁이 있고 다른 쪽에는 불교사원이 있고 중간에는 널찍한 길이 있다. 산 양쪽 경치가 다 보이는 곳이다.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옆에는 공원이 또 하나 있었는데 토요일이라 놀러 나온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주로 젊은이들이었다.

 

Sikkim은 전혀 인도 같지 않다. 공원도 공원답고 도시도 도시답다. 사람 사는 곳 같다. 인도 도시에서 보는 무질서, 소음, 불결함이 안 보인다. 부탄 같이 독립국으로 남아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1975년 인도 정부가 Sikkim 의회를 지배하는 Sikkim Congress Party의 Sikkim 왕정을 폐지하고 Sikkim을 인도에 합병해 달라는 소청을 받고 군대를 보내서 Sikkim을 점령한 다음에 국민투표를 해서 Sikkim을 합병했다. 국민투표를 할 때 인구 약 20만의 나라에 인도군 10만이 있었다고 한다. 일제가 대한제국을 합병했을 때와 매우 흡사했던 것 같다. 당시 인도와 합병을 모의한 의회 의원들은 Sikkim 사람들이 아니고 Sikkim에 사는 네팔 사람들이었던 것 같다.

 

택시요금 제도도 인도와는 다르다. 미터제도 아니고 흥정도 필요 없는 고정 요금제도다. 택시는 모두 미니밴인데 유리창에 Gangtok 시내 중심에서 시내 20여 곳 목적지까지의 요금표가 붙어있다. 그 요금표대로 받고 바가지요금은 없다. 외국 여행자들에게 편한 제도다. 인도의 다른 도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인도 다른 도시에서는 외국인들에겐 바가지요금이 기본이고 이곳애서는 그 반대로 공정요금이 기본인 것 같다.

 

오후에는 시내 거리 구경을 나섰다. 사람들 구경도 재미있다. 사람들 사진을 찍고 싶은데 잘 안 된다. 일일이 허락을 받고 찍기는 힘들고 그냥 카메라를 들이댈 수도 없다. 사진 구도를 잡는 화면을 움직일 수 있는 카메라면 좀 나을 것 같다.

 

Lonely Planet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Baker's Cafe란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었다. 만원이라 앉을 자리가 없어서 피자를 포장으로 시켰다가 자리가 나서 앉아서 먹었다. 아주 고급스러운 음식점이다. 이곳에서 마신 커피는 인도에 와서 마신 커피 중에 최고로 맛이 있다. 미국의 Starbucks 커피점의 커피만큼 맛있다. 이곳에서 저녁때 먹을 투나 샌드위치와 내일 아침에 먹을 컵케이크도 샀다. 이곳에 있는 메모판에 외국 여행자들이 쓴 이 음식점에 대한 찬사가 많이 붙어있었다. 메뉴에 150 rupee 짜리 “All You Can Eat Salad-Sandwich-Soup"도 있는데 맛만 좋으면 먹을 만 할 것 같다. ”All You Can Eat 음식점"은 인도에서 처음 보는 것 같다. 한국에서는 “무한 리필”이라고 하는 음식점이다.

 

오후 3시경 점심을 먹고 나오는데 갑자기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우산을 안 가지고 와서 한참을 기다리다가 금방 끝일 것 같지가 않아서 지나가는 택시를 불러서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에서 책을 하나 빌렸다. “The Book of Abraham"이란 책인데 처음에는 역사 소설인 줄 알았는데 저자의 가족 역사를 소설 같이 써놓은 책이다. 놀랍게도 기원후 70년 로마제국이 유태인들을 지금의 이스라엘 지역에서 추방할 때부터 1943년까지 거의 2천 년 동안의 어느 유태인 가족의 역사를 기술한 책이다. 그렇게 긴 세월 동안 족보만을 보관하는 것도 힘든 일인 텐데 소설 같은 내용도 있다. 얼마만큼 사실이고 얼마만큼 픽션인지 모르겠다. 이 책을 읽어보면 유태인들이 강할 수밖에 없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중동의 아랍 사람들은 유태인들을 이스라엘에서 쫓아내고 싶어 하지만 어림도 없는 얘기다.

 

이곳은 방값도 싸고 날씨도 좋아서 오래 동안 있고 싶다. 이곳을 내려가면 여행이 끝날 때까지 더위와 싸워야 한다. 내일 떠날 계획이었는데 적어도 하루쯤은 더 있고 싶다. 내일 일어나서 다시 생각을 해봐야겠다.

 

이 호텔 매니저는 다른 인도 호텔 매니저와는 달리 손님들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다른 호텔과는 달리 호텔 리셉션 출입구와 내방이 있는 호텔 출입구가 다르다. 얼마든지 짐을 지고 돈을 안 내고 그냥 나갈 수 있다. 다른 인도 호텔에서 꼭 받는 첫날 방값도 안 받는다. 체크아웃 할 때 함께 내란다. 다른 인도 호텔에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보통 묵는 모든 날의 방값을 선불을 요구하거나 매일 하루치씩 받는다. 짐을 지고 리셉션을 거치지 않고는 나갈 수 없는데도 그렇게 한다. Sikkim은 여러 면에서 인도와는 다른 곳이다.

 

Gangtok은 산언덕 위에 새워진 도시다

 

고도 1,600m로 여름에 아주 시원한 곳이다

 

관광 산업에 열심인 곳이다

 

왕성으로 올라가는 한적한 길

 

도중에 조용한 공원이 있어서 쉬었다 갔다

 

학교 운동장

 

왕성 입구, Sikkim은 1975년 인도에 편입되기 전까지는 네팔이나 부탄과 마찬가지로 독립 왕국이었다

 

불교 prayer flag 둘러싸인 길

 

공원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니 이곳은 사람 사는 곳 같이 생각이 들었다

 

인도에는 이렇게 한적한 길을 보기 어렵다

 

Gangtok 번화가 풍경

 

Gangtok 번화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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