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선의 동인도 여행기(2) - 힌두교 사원 도시 Puri와 Konark
(elsonpark@gmail.com)(http://cafe.daum.net/elsonpark/)
2005년 8월 12일, 금요일, Puri, Derby Hotel
(오늘의 경비 U$6: 숙박료 100, 점심 25, 식품 55, 식수 15, 인터넷 50 *환율 $1=44루피)
어제 밤에는 모기한테 많이 물렸다. 처음에는 모기장을 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모기장이 선풍기 바람을 차단해서 너무 더워졌다. 모기장을 걷고 잠이 들었다가 모기 소리에 잠이 깨어보니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많이 물렸다. 다시 모기장을 치고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데 변기 안에 숨어있던 모기 수십 마리가 나온다. 수돗물이 내려가는 수챗구멍 안에서도 모기 수십 마리가 나온다. 모두 어제 날 문 모기들이다. 낮에는 화장실 변기 안에 숨어 있다가 밤에 나와서 사람을 무는 것이다. 오늘 밤엔 단단히 대비를 해야겠다. 화장실 문을 닫고 모기향도 피우고 더워도 모기장 안에서 자야겠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이 세상에 모기와 파리는 없앨 수 없는 모양이다.
오늘은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서 휴식하는 날로 생각하고 푹 쉬었다. 좀 덜 더웠으면 좋을 텐데 마당에 나오면 시원한데 방안에서는 덥다.
저녁때 해변 구경을 나갔다. 숙소 근처 해변에 빈민촌이 있었는데 사는 모습이 너무나 불결했다. 해변 모래사장을 대소변 해결하는 장소로 쓴다. 여기저기 변이 보이고 애들은 전 나체로 산다. 동물 같이 살고 있다. 이렇게 사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인도 사람들은 자기네가 문명국인 것으로 생각한다.
Puri에는 인터넷 카페가 많다. 값도 싸서 한 시간에 25 루피인데 속도가 너무 느리다. USB 포트가 있는 컴퓨터를 발견해서 사진 정리를 했는데 두 시간을 하니 너무 피곤해져서 끝내지 못하고 나왔다. 사진 정리는 이곳에서 하고 한국에 보내는 것은 KolKata에 가서 빠른 인터넷으로 해야겠다.
내 인도 여행에 합류하겠다던 집사람이 못 오겠다는 이메일이 오늘 왔다. 고생스런 여행을 싫어하는 집사람에게는 인도 여행은 맞지 않는 것 같은데 잘 된 것 같다.
정원이 있는 조용한 숙소가 마음에 든다
숙소 근처에 어촌 마을이 있다
쓰레기 천지의 가난한 마을이다
해변에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바다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어선
파도와 싸우고 있는 어선
2005년 8월 13일, 토요일, Puri, Derby Hotel
(오늘의 경비 US $20: 숙박료 100, 점심 35, 저녁 12, 식품 46, 식수 15, 콜라 9, 릭샤 30, 10, 20, 버스 20, 20, 기차표 452, 입장료 20, 인터넷 60, 환율 $1 = 44 rupee)
오늘은 Puri와 Konark 관광을 하고 기차역에 가서 내일 밤 Kolkata로 가는 기차표를 사야한다.
오늘 갈 곳이 여러 군데라 숙소를 나서기 전에 릭샤 탈 계획을 미리 세웠다. 지도로 거리를 대강 측정하여 숙소에서 Jagannath Temple 경유 기차역까지는 30 rupee, 기차역에서 Konark 버스가 떠나는 버스 터미널까지는 10 rupee, 버스 터미널에서 숙소까지는 20 rupee로 흥정할 것을 정했다. 숙소를 나서서 릭샤 꾼에게 Jaganath Temple까지 30 rupee를 주겠다고 했더니 40 rupee, 35 rupee를 요구하다가 내 가격을 받아들였다. 이런 식으로 하니 편하다. 릭샤 꾼에게 가격을 묻지 않고 (물으면 보통 적정 가격의 배를 요구한다) 내가 가격을 정해서 제시하고 그 가격을 고수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빨리 흥정을 끝낼 수 있고 바가지를 덜 쓸 수 있다. 앞으로 계속 그렇게 해야겠다.
그러나 오늘 약삭빠른 인도 친구에게 또 당했다. 매번 다른 식으로 당한다. Jagannath Temple에 당도하니 호객꾼들이 덤벼들며 “Library" 하고 외친다. Jagannath Temple은 힌두교 교인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외국 여행객들은 길 건너에 있는 도서관 건물의 옥상에 올라가서 구경을 한다. Lonely Planet에 그렇게 나와 있는 것을 호객꾼들이 알고 외국 여행객만 보면 ”Library"를 외치는 것이다.
어느 호객꾼을 따라 갔는데 실수였다. 어떤 경우에도 이들을 따라가지 않는다는 내 자신의 규칙을 어긴 것이다. 길 건너에 있는 도서관을 가리켜주고 돈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 같고 요구해도 안 줄 생각으로 따라 갔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호객꾼이 데리고 간 곳은 Lonely Planet에서 얘기하는 도서관이 아니고 큰길에서 골목으로 한 30m 들어가서 있는 한 건물이었는데 호객꾼은 “Private Library"라며 건물 안 리셉션 같은 곳에 앉아있는 친구를 가리키며 ”Library Manager"란다. “Library Manager” 친구는 옥상에 올라가려면 50 rupee를 내란다. Lonely Planet에 10 rupee라고 있어서 10 rupee밖에 못 주겠다니 안 된단다. 결국 20 rupee에 낙착을 봤는데 이번엔 호객꾼이 소개료를 달란다. “Library Manager”에게 받으라고 뿌리치고 옥상에 올라가서 사진을 몇 장 찍고 내려왔다. 나갈 때 보니 도서관이 아니고 게스트하우스였는데 간판이 이 지역 언어로 되어있어서 알 수 없었다. 다시는 호객꾼을 안 딸아 갈 것이다. 호객꾼을 따라가서 단 한 번도 이득을 본 적이 없는데 자꾸 깜빡하고 따라간다.
Jagannath Mandir Temple은 특이한 사원이다. 사원 안에는 힌두교의 주신인 (힌두교에는 Brahma, Vishnu, Shiba 세 주신이 있다) Vishnu의 환생인 Jagannath를 (실제 인물 같지는 않다) 모셔놓았는데 사원에는 6천명의 고용인이 있고 400명의 조리사를 고용해서 매일 2만 명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한단다. 한국의 대형 교회나 큰 절은 근처에도 못 갈 거대한 규모다.
기차역에 가서 Kolkata 기차표 사는 것은 별로 힘들지 않았다. 기차표를 사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지 않았고 새치기 하는 사람들도 없었다. 매표원이 내 신청서를 받고 (기차표를 사려면 신청서를 기입해서 매표원에게 주어야한다) 컴퓨터 검색을 했는데 전부 “WL"이다. ”Waiting List" 기차표 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내가 요청도 안했는데 매표원이 외국 여행객에게만 팔 수 있는 "Foreign Tourist Quota"를 체크하더니 “Confirmed"된 기차표가 있다며 기차표를 준다. ”WL" 기차표는 출발 한 시간 전에나 좌석의 유무가 결정되는 기차표고 “Confirmed"는 살 때부터 좌석이 확정되는 기차표다. Foreign Tourist Quota를 제법 잘 써 먹는다. 이것 하나는 인도 정부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외국인인데도 30% 경노 할인을 해주는 것도 감사한다. 한국도 이 점은 인도에서 배워야한다.
버스 터미널로 릭샤를 타고 가서 막 떠나려고 하는 Konark 행 버스에 올랐다. Konark은 Puri에서 버스로 한 시간 거리다. 버스가 초만원이었다. 나는 다행히 복도 쪽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복도에 서있는 사람들이 나를 눌러서 힘들었다. 옛날 서울 만원 버스 같았다. 초만원인데도 계속 사람을 태운다. 문을 못 닫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조그만 20인승 버스인데 차장이 두 명이다. 한 명은 문에서 사람들 태우고 내리는 것만 담당하고 한 명은 사람들로 꽉 찬 버스 안을 누비면서 요금을 받고 사람들을 버스 안쪽으로 미는 일을 한다.
Konark에 당도하니 날씨가 무덥다. 호객꾼들이 덤벼들면서 이곳에서는 꼭 가이드를 써야 한다고 강요를 한다. 말도 안 되는 얘기다. 한참 언쟁을 하고 결국 안 썼다. 이젠 못된 인도 사람들에게 지지 않으려는 오기가 생긴다. 앞으로 2개월 반 동안 어디에 가나 이럴 것이다. 인도를 떠날 땐 심신이 매우 지쳐있을 것이다. 병이 안 나도록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겠다. 어떻게 하면 내 혈압을 올리지 않고 이들과 상대할 수 있을까?
Konark에는 유네스코 문화유산 지정을 받은 Sun Temple 힌두교 사원을 보러온 것이다. 입장료가 25 rupee인데 안 들어갔다. 안 들어가고도 사진을 충분히 찍을 수 있고 사원 안에 들어가는 것은 흥미가 없기 때문이다. 돌아올 때는 버스가 별로 만원이 아니라 편하게 왔다.
오늘은 힘든 하루였다.
Jagannath Temple은 거대한 규모다
Jagannath Temple 앞에 거대한 규모의 바퀴가 달린 운반체를 만들고 있다
곧 무슨 축제가 있는 모양이다
인도 사람들은 신 없이는 못 사는 사람들 같다
힌두교인이 아니면 못 들어가는 Jagannath Temple의 입구
소는 들어갈 수 있을까?
Puri 기차역에 가서 Kolkata 행 기차표를 샀다
Konark의 Sun Temple
Konark의 Sun Temple
Sun Temple의 코끼리 석상
Puri 배낭 여행객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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