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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선의 남인도 여행기(32) - Chennai (Madras) 남인도 중심 도시

應觀 2017. 8. 31. 09:49


 

 박일선의 남인도 여행기(32) - Chennai (Madras) 남인도 중심 도시 

(elsonpark@gmail.com)(http://cafe.daum.net/elson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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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8월 6일, 토요일, Chennai, Masa Hotel

 

(오늘의 경비 US $13: 숙박료 190, 점심 27, 저녁 12, 식품 71, 홍차 3, 아이스크림 13, 인터넷 50, 25, 환율 US $1 = 44 rupee)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보니 새벽 4시 반이었다. 기차가 벌써 Chennai에 가깝게 온 것이다. 어제 밤 9시부터 거의 8시간을 잘 잤다. 처음에는 담요를 덥고 자다가 나중에 후텁지근해져서 홑이불만 덮고 잤다 (A3 등급은 침구를 준다). 에어컨이 있는 기차였는데 때로는 에어컨이 너무 춥게 느껴졌다. 에어컨 기차에 탄 후에는 항상 한동안 목감기에 걸린 기분을 느낀다.

 

숙소가 있는 골목길에는 호텔은 많은데 모두들 만원이었다. 간신히 빈 방이 있는 호텔 한 곳을 찾아서 들었는데 깨끗하기는 한데 창이 없는 구석방이다. 어둡고 환기가 잘 안 되는 내가 아주 싫어하는 방이다. 그렇지만 할 수 없어서 들었다.

 

오후와 밤에는 방안이 너무 더워져서 찬물 샤워를 여러 번 했다. 내일은 숙소를 다른 곳으로 옮기던지 이 도시를 떠나던지 해야겠다. 밤에는 방 안 공기가 숨쉬기가 불편할 정도로 답답해졌다. 나중에 변소 위쪽 벽이 뚫린 부분에 공기를 빼는 선풍기를 발견하고 틀었더니 환기가 좀 되는 것 같았다.

 

오늘은 인터넷을 하면서 푹 쉬었다. 이곳 인터넷은 요금이 싸고 (1시간 25 rupee) 속도가 제법 빠르다. 그런데 인터넷 카페 컴퓨터에 USB 포트가 없어서 한국에 사진을 못 보냈다. 내일은 다른 인터넷 카페에 가봐야겠다.

 

숙소 앞 골목길을 걷자면 파리같이 덤벼드는 인도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외국 배낭여행객 전문 골목길 같은데 환전상, 릭샤, 택시, 호텔, 음식점, 거지들로 꽉 차있다. 인도 사람들은 정말 인간 파리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외국 여행객만 보면 파리들처럼 덤벼서 떨어지지 않는다. 북인도 Ladakh를 떠난 후 계속 당하고 있다. 나머지 인도 여행을 어떻게 할지 걱정이 된다. 이들을 피할 방도는 정녕 없는 것일까?

 

Tamil Nadu 주 여행도 거의 끝나간다. Tamil Nadu 주에 도착한 후 Kanyakumari에서 1박, Madurai에서 2박, 기차 안에서 2박, 버스 안에서 1박, 모두 6박을 했다. Chennai에서 3박 정도 하고 Tamil Nadu 주 여행을 끝낼 생각이다.

   

오늘 먹은 인도 전통 점심

 

 

2005년 8월 7일, 일요일, Chennai, Regent Hotel

 

(오늘의 경비 US $14: 숙박료 190, 200 점심 28, 저녁 12, 식품 49, 아이스크림 13, 인터넷 100, 환율 US $1 = 44 rupee)

 

오늘 호텔을 바꿨다. 어제 빈 방이 없어서 못 들어간 Regent Hotel로 바꿨다. 어제 잤던 Masa Hotel의 체크아웃 시간이 아침 7시라 (어제 아침 7시에 들어서) 내일 아침 7시에 바꿔도 되는데 굴속 같은 방에서 하루 더 자는 것이 싫어서 오후 4시에 Regent Hotel로 옮겼다. Chennai 호텔들은 24시간 체크아웃 제도를 사용한다. 지금까지 들었던 다른 도시 호텔들은 모두 정오 체크아웃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오늘 방값을 두 번 냈다. 좀 억울하지만 이제 체크아웃 시간이 오후 4시가 되었으니 Chennai를 떠날 때 밤차를 타면 도움이 될 것이다.

 

새로 든 방은 창문이 앞뒤로 둘이나 있어서 밝고 환기가 잘 된다. 방 앞은 나무가 있는 정원이라 분위기도 좋다. 방은 역시 덥지만 환기가 잘 되어서 견딜 만하다.

 

오늘도 USB/CD 드라이브가 있는 인터넷 카페를 못 찾아서 한국에 사진을 못 보냈다. Egmore 지역을 떠나서 찾아봐야 했는데 그럭저럭하다 시간을 놓쳐서 다른 지역으로 못 갔다. 내일 다시 찾아봐야겠다.

 

Chennai에는 별로 구경할 것이 없다. 모래 화요일 밤차로 떠나야겠다. 그러면 10일 수요일 저녁때 동인도 Orissa 주 Bhubaneswar에 도착이다. 원래 계획보다 4일 정도 일찍 남인도를 떠나는 것이다. 오늘 인터넷으로 Bhubaneswar 날씨를 보니 구름이 끼고 온도는 Chennai 보다 훨씬 낮다.

 

내일은 꼭 한국에 사진을 보내고 Bhubaneswar 기차표를 사야겠다.

 

 

2005년 8월 8일, 월요일, Chennai, Regent Hotel

 

(오늘의 경비 US $27: 숙박료 200, 점심 28, 저녁 12, 식품 12, 7, 20, 아이스크림 13, 식수 10, 기차표 756, 신문 2, 책 50, 인터넷 50, 환율 US $1 = 44 rupee)

 

옛날 한국이 못살 때 한국 사람들은 “노예근성”이 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일제 강점기 시대 때 일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얘기 같지만 한국 사람들도 많이 썼던 말이다. 노예근성이란 주인 앞에서는 일하는 척, 순종하는 척하고 주인이 안 볼 때는 그 반대로 하는 이중적인 성격을 뜻하는 말이다. 다행히 요새는 그런 얘기를 못 듣는다.

 

인도 사람들도 노예근성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거지근성”이 있는 것은 틀림없다. 인도 도시 길가에 깔린 거지들, 미국 San Jose에서 내가 "garage sale"을 했을 때 $2.50 짜리 물건을 $0.50 깎아달라고 조르던 인도 사람, 호텔에 들 때 방까지 열쇠를 들고 따라와서 문을 열어주고는 “박시시”를 요구하는 호텔 종업원, 처음에는 달러, 유로, 한국 돈, 마지막에는 인도 지폐를 기념으로 달라던 중학생, 인도 사람들은 외국 여행객에게 돈을 요구하는데 전혀 창피한 기색이 아니다. 이런 인도의 거지근성은 어디서 생긴 것일까?

 

한국은 36년간의 일본 통치를 받았다. 인도는 지방에 따라서 조금 차이는 있지만 최대 2백 5십년 동안 영국 통치를 받았다. 영국 통치를 받기 전에는 천년 이상 중앙아시아 쪽에서 내려와서 인도를 정복한 Mogul 제국과 다른 회교 제국들의 통치를 받았다. 인도의 거지근성은 이 오랜 외국 정복자들의 통치 때문에 생긴 것일까, 아니면 단순히 오랜 가난 때문에 생긴 것일까?

 

아침에 인터넷을 하러 나갔다. Egmore 지역에는 USB/CD 드라이브가 장착된 컴퓨터가 있는 인터넷 카페가 없어서 버스를 타고 Nungambakkam 지역으로 갔다. Lonely Planet에 그곳에 있는 쇼핑몰 Apex Plaza에 “Dishnet The Hub”이란 인터넷 카페에 40대의 컴퓨터가 있다고 나와 있어서 그곳에는 틀림없이 USB/CD 드라이브가 장착된 컴퓨터가 있을 것 같아서 간 것이다.

 

버스 차장에게 Apex Plaza 근처에서 내려달라고 부탁했는데 Appex Plaza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면서 Nungambakkam 지역 중심가에서 내려준다. Apex Plaza 건물을 찾는데 애를 먹었다. 큰 쇼핑몰 건물인줄 생각했는데 제법 큰 빌딩이긴 한데 거의 텅 빈 것 같은 건물이었다. 경비원 같은 사람에게 이 건물 안에 인터넷 카페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없단다. 그럴 리가 없을 텐데 하고 건물 주위를 돌아보니 “Dishnet The Hub”이란 인터넷 카페 표지판이 보인다. 건물 3층으로 찾아가보니 인터넷 카페가 닫혔다. 지나가던 한 친구에게 물어보니 얼마 전에 폐업했단다. 힘들게 찾아왔는데 폐업이라니. 미리 전화라도 해보고 오는 것인데 하고 후회를 했지만 전화 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Lonely Planet에 의하면 Egmore 지역은 Chennai에서 외국 배낭여행객들이 제일 많이 몰리는 곳이라는데 외국 여행객은 별로 안 보이고 인도 사람들만 우글거린다. 가물에 콩 나듯 보이는 외국 여행객을 기다리며 길가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환전상은 적어도 10여명은 되는 것 같다. 숙소 문만 나서면 돈 바꾸라고 둘러붙는다. 매일 보는 사람인데 볼 때마다 들러붙는다.

 

Nungambakkam 지역 중심가는 숙소가 있는 Egmore 지역에서 2km 정도로 충분히 걸어 갈 수 있는 거리다. 그러나 인도 대도시에서 2km를 걷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한적한 길이면 문제없겠지만 인도 대도시에는 한적한 길은 찾아보기 힘들고 대부분 시장같이 복잡한 길뿐이다. 차를 피하고 릭샤를 피하고 사람을 피하고 행상을 피하고 거지를 피하고 귀청을 찌르는 차 경적 소리를 들으면서 걷자면 정신이 반쯤은 나간다. 그래서 릭샤를 타고 가려고 요금을 물어보니 50 rupee란다. 바가지 가격이다. 숙소 앞길에는 항상 빈 릭샤 수십 대가 대기하고 있다가 외국 여행객만 보면 시내 관광을 가자고 덤벼든다.

 

결국 Nungambakkam 지역으로 버스를 타고 갔는데 차장이 요금을 내라고 안 해서 공짜로 갔다. Nungambakkam에서 Central Train Station까지 가는 것도 공짜로 갔다. 공영 버스 같은데 차장이 요금을 받는데 전혀 신경을 안 쓴다.

 

Central Train Station에는 Foreign Tourist Quota Office가 있어서 다음 목적지인 Bhubaneswar 기차표를 쉽게 샀다. 기차표를 산 후 버스를 타고 Parry’s Corner라는 곳으로 가서 근처에 있는 High Court 구경을 했다. High Court는 고등법원이라는 뜻 같다. 큰 법원 건물 하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조그만 법원 건물들이 수없이 많이 있다. 모두 붉은 벽돌 건물인데 영국 통치 때 지은 것이 틀림없다. 법관들이 입는 검은 가운을 입고 심각한 표정을 짓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오늘 그동안 읽고 싶었던 Da Vinci Code라는 책을 50 rupee에 샀다. 100 rupee 내라는 것을 50 rupee로 깎았다. 어쩌면 30 rupee나 20 rupee에도 살 수 있었을지 모른다. Gone With the Wind, Papillon, God Father 등 낯익은 책들이 많이 보였다. Papillon 가격을 물어봤더니 190 rupee라고 하더니 내가 떠나가니 금방 100 rupee로 내린다. 모두 50 rupee에 살 수 있는 책들이다. 다른 도시에서 A Million Mutinies Now를 460 rupee에, Gone with the Wind를 390 rupee에, 한 푼도 못 깎고 샀는데 이 도시 책값은 너무나 싸다. 같은 인도이고 같은 해적판 책들인데 왜 그렇게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인지 모르겠다.

 

인도의 화장실 문화는 우리가 못 살았던 1950-1960년대와 비슷하다. 호텔에는 앉아서 보는 수세식 변기도 있고 쭈그리고 앉아서 보는 옛날 한국식 변기도 있다. 옛날 한국식 변기는 바가지로 물을 떠서 씻어 내리는 식이다. 농촌에는 옛날 한국 농촌에 있었던 뒷간도 있는데 냄새가 지독하다. 화장실에는 항상 화장지 대신 물이 준비되어 있다. 도시에는 가끔 공중화장실이 있는데 소변만 보는 곳도 있고 대소변 다 보는 곳도 있다. 사용료를 받는 곳은 (1 rupee) 그런대로 사용할 만한데 무료인 곳은 안 들어가는 것이 좋다. 화장실이 아니라 인분 쓰레기통 같다. 악취는 말할 것도 없고 신발에 인분이 묻을까봐 엉거주춤하고 봐야한다.

 

도시에는 여기저기 인분 냄새가 난다. 기차나 버스 터미널도 마찬가지다. 철로는 거대한 화장실이다. 특히 아침 시간에 그렇다. 아침에 기차를 타고 가다보면 철로에서 일을 보는 사람들로 붐빈다. 모두 남자들뿐인데 보통 달리는 기차를 반대 방향을 향하고 보지만 어떤 사람은 기차 방향을 향하고 보면서 손으로 얼굴만 가린다.

 

인도에서는 남자도 앉아서 소변을 본다. 치마 같은 하의를 입기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소변을 볼 때는 서서 봐도 될 텐데 서서 소변을 보는 사람은 아직 못 봤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인도에서는 화장실에서보다 야외에서 변을 보는 것이 훨씬 더 편하고 위생적이다. 냄새도 덜 나고 경치도 좋다. 어디에선가 원래 인도에는 화장실이 없었다고 읽은 것 같다. 동물에게 화장실이 없듯이 사람들에게도 화장실이 없었던 모양이다. 자연에서 대소변을 보고 거의 반나체 옷을 입고 맨발로 걷는 것이 인도의 모습이다. 인도에는 힌두교 신도 맨발인데 사람이 맨발인 것은 당연한 일인 것이다.

 

숙소가 맘에 든다

 

숙소 앞길에는 외국 여행객을 보면 달려 붙는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다

 

숙소 근처에 있는 Egmore 기차역 역사

 

High Court 법원 건물

 

인도식 건축 양식을 가미한 유럽식 건물이다

 

물론 영국 사람들이 지은 건물이다

 

한 건물이 아니고 대학 캠퍼스 같이 건물이 여럿이다

 

변호사들 같다

 

판사 같다

 

High Court 담 밑 길거리에 사는 사람들인가?

 

활발해 보이는 거리 풍경

 

오염된 내에서 무언가 건지고 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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