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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선의 동인도 여행기(1) - Bhubaneswar, 또 다른 힌두교 사원 도시

應觀 2017. 8. 31. 09:50


 

 박일선의 동인도 여행기(1) - Bhubaneswar, 또 다른 힌두교 사원 도시 

(elsonpark@gmail.com)(http://cafe.daum.net/elson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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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8월 9일, 화요일, Chennai-Bhubaneswar 밤기차

 

(오늘의 경비 US $3: 점심 28, 식품 10, 22, 인터넷 50, 짐 보관 10, 환율 US $1 = 44 rupee)

 

오후 4시 Chennai 호텔을 떠날 때까지 점심 식사를 하러 잠깐 나갔다 온 것 빼놓고는 숙소 방에서 하루 종일 어제 산 "Da Vinci Code" 책을 읽었다. 예상했던 대로 너무 재미있어서 책을 내려놓기가 힘들었다.

 

오후 4시에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기차역으로 가서 배낭을 짐 보관소에 맡기고 다시 시내로 나가서 인터넷을 두 시간 동안 했다. 오후 6시경 기차역으로 돌아와서 기차에 오를 때까지 “Upper Class” 대합실에 들어가서 기다렸다. 비싼 기차표를 가진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Upper Class" 대합실은 화장실과 TV가 있는 깨끗한 대합실인데 선풍기가 돌아가서 시원하고 비교적 조용한 편이다. 이런 대합실은 아주 큰 도시 기차역에만 있는 것 같다.

 

남인도 Trichy에서 출발해서 동인도 Kolkata까지 가는 기차가 정시에 도착했다. 기차를 탈 때는 기차가 들어오는 플랫폼 번호, 내가 탈 차량 번호, 그리고 좌석이나 침대 번호를 미리 알아놓아야 한다. 차량 번호와 침대 번호는 기차표에 있으나 플랫폼 번호는 기차 도착 한 시간 전 쯤에 기차역 안내판에 방이 붙는다. 그래서 출반 전에 플랫폼 번호를 알아내는데 신경을 써야한다. 일단 플랫폼 번호를 알면 그 플랫폼에 가서 기차를 기다릴 수 있다. 내가 탈 차량을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번호는 알지만 플랫폼 어느 위치에 내 차량이 설지는 잘 알 수 없다. 기차에 차량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차가 정지하는 순간부터 이리 저리 한참 헤매야 할 때가 많다. 침대 차량이 기차 선두에 있는 것 같은데 정확한 것이 아니다. 때로는 플랫폼에 기차가 들어오는 방향을 모를 때도 있다.

 

내가 탈 기차가 도착해서 기차에 오르니 내가 제일 싫어하는 “Middle” 침대다. 더구나 아래 칸에 젖먹이가 있다. 젖먹이가 있으면 시끄럽고 분주하고 여러 가지로 불편하다. 주위에

빈자리가 많아서 TTE라고 불리는 차장에게 얘기해서 내가 좋아하는 “Side Upper” 침대로 바꿨다.

 

내일 오후 7시경 Bhubaneswar에 도착하는 긴 기차 여행이다.

   

 

2005년 8월 10일, 수요일, Bhubaneswar, Hotel Nandan

 

(오늘의 경비 US $9: 숙박료 300, 아침 20, 점심 50, 간식 10, 커피 15, 환율 US $1 = 44 rupee)

 

어제 밤은 기차에서 잘 잤다. 기차에서는 항상 잘 잔다. 오후 7시 15분에 기차가 Bhabaneswar에 도착할 때까지 책을 읽으면서 보냈다.

 

Bhabaneswar 기차역을 나오니 밤 7시 반 정도밖에 안 되었는데 벌써 컴컴하다. 8월이면 미국이나 한국에서는 밤 9시까지도 제법 훤한데 이곳은 안 그렇다. 적도에서 가까워서 그런 것일까?

 

기차역 근처에 호텔이 많이 있는데 싼 곳은 다 만원이다. 여섯 군데나 들렸는데 제일 싼 방이 400 rupee이다. 너무 어두워져서 더 이상 찾아다니는 것은 마음에 안 내켜서 400 rupee 짜리 방을 300 rupee에 깎아서 들었다. 지금까지 인도에서 묵은 방 중에 제일 비싼 방인가? 조금 비싸다고 방이 고급이다. 가구도 고급이고 비누와 타월을 주고 침구도 아주 깨끗하다.

 

기차역을 나오자마자 인도의 인간 파리 떼들이 들러붙었다. 다른 도시보다 훨씬 더 많고 훨씬 더 질기게 들러붙었다. 5 rupee만 내면 150 rupee 짜리 방을 찾아주겠다고 떠드는데 한 명이 아니고 10여 명이 한꺼번에 들러붙어서 아우성을 쳤다. 150원 정도에 해당하는 5 rupee를 벌려고 이렇게 야단이다. 너무나 시끄러워서 두 손으로 귀를 막고 급히 걸어갔더니 하나둘 떨어져나갔다. 다 떨어져나갔다 싶었는데 릭샤가 나타나서 또 들러붙는다. 왜 외국 여행객들에게만 그렇게 들러붙을까? 외국 여행객 한 사람만 잡으면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한탕 할 수 있는 모양이다. 무작정 그들의 릭샤에 올라탔다가는 어디에 데려다줄지 모르는 것이다. 어디에 데려다줄지 모르는 정도가 아니고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나는 절대 목적지를 모르고 릭샤나 택시에 오르지 않는다.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릭샤나 택시를 타고 갈 때도 항상 내가 가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를 체크하면서 간다.

 

오늘 기차에서 “Da Vinci Code" 책을 다 읽고 내릴 때 기차에 놓고 내렸다. 처음에는 재미있더니 나중에는 좀 지루했다. 근래의 최고 베스트셀러 책이라는데 두 번 읽을 책은 못된다. 그 책에 나오는 내용이 얼마나 사실인지 모르겠다. 정말 기독교를 무너트릴만한 문서가 존재하고 있을까? 정말 예수님이 부인과 자식이 있었을까? 불교와 회교에서는 부처님과 모하멧을 신격화 안 하고도 위대한 종교를 이룩했는데 기독교에서는 예수님을 신격화하지 않고서는 안 되었을까?

 

   

2005년 8월 11일, 목요일, Puri, Derby Hotel

 

(오늘의 경비 US $9: 숙박료 100, 아침 23, 점심 34, 저녁 24, 식품 56, 식수 15, 버스 23, 릭t샤 20, 30, 20, 20, 입장료 10, 환율 US $1 = 44 rupee)

 

아침에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아침 식사를 시켜 먹으면서 LPGA 브리티시 오픈 3라운드 중계방송을 봤다. 한국의 장정 선수가 1위, 스웨덴의 Anika Sorenstam이 2위, 한국 교포 Michelle Wie가 3위에 있다. 장정 선수는 키가 150cm 밖에 안 된다는데 장신의 구미 선수들에게 거리에서 크게 뒤지지 않는다. 참 장하다. 이제 한국은 세계 여자골프의 강국이다.

 

오늘 오후에 Puri로 떠나기 전에 이곳 Bhubaneswar의 유명한 힌두교 사원 Lingaraj Mandir Temple 구경을 했다. 지도에 보니 숙소에서 별로 멀지 않은 것 같아서 걸어서 가려고 숙소를 나오자마자 인도 인간 파리 떼들이 덤벼든다. 간신히 그들을 뿌리치고 걷기 시작했는데 가다보니 생각보다 멀고 날씨가 너무 덥다. 한참 걷다가 소음과 더위 때문인지 좀 어지러워졌다. 정신을 차리고 좀 더 걷다가 릭샤를 세워서 타고 Lingaraj Mandir Temple까지 갔다. 처음부터 타고 가는 것인데 실수했다.

 

Lingaraj Mandir Temple은 힌두교 교인이 아니면 못 들어가고 높은 담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외국 여행객을 위해서 특별히 마련된 관망대로 올라가서 구경을 했다. 구경을 하고 있는데 한 사람이 다가와서 기부금을 내란다. Lonely Planet에 나온 대로 10 rupee를 냈더니 기부금 장부를 보여주면서 보통 100 rupee를 낸다며 100 rupee를 요구한다. 약아빠진 인도 사람들이다. 그러나 어림도 없는 얘기, 10 rupee 이상 더 못 내겠다고 했더니 그냥 가버린다.

 

천년 이상 된 크고 작은 석조 탑 같은 건물들이 여럿 있었는데 그중 제일 높은 54m 높이의 Tribhuvaneswar라는 사원은 매일 물, 우유 그리고 대마초로 목욕을 시킨다고 Lonely Planet에 나와 있는데 그 큰 사원을 어떻게 목욕을 시키는지 상상이 안 된다.

 

관망대에서 사진을 몇 장 찍고 기다리고 있던 (관망대에서 10분 정도 소비했다) 릭샤에 올라타니 한 친구가 나타나서 나에게 주차비 5 rupee를 요구한다. 내가 왜 주차비를 내나?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돈을 뜯어내려는 인도 사람들 지겹다. 못 내겠다고 하니 릭샤 꾼에게 받는다. 둘이 짠 것이 틀림없다. 밑져야 본전이니 말이나 해보자는 수작이었다. 얼마 안 되는 돈이니 내는 외국 여행객들이 많을 것이다. 어쨌든 이래저래 고달프게 만든다.

 

숙소에 돌아와서 점심을 시켜먹고 오후 3시까지 책을 읽으며 쉬다가 숙소를 나와서 버스를 타고 Bhubaneswar에서 멀지 않은 해변도시 Puri로 왔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나에게만 5, 6명의 호객꾼들이 덤벼든다. 참 지겨운 사람들이다.

 

숙소들 대부분이 해변에 있는데 버스 터미널에서 제법 멀다. 릭샤에는 오토바이 릭샤와 자전거 릭샤가 있는데 오토바이 릭샤는 해변까지 50 rupee를 달래고 자전거 릭샤는 20 rupee를 달랜다. 자전거 릭샤를 타고 Lonely Planet에 소개된 Z Hotel로 갔는데 깨끗하고 좋으나 너무 비싸다. 400 rupee 짜리 방을 300 rupee에 깎아주겠다는데 안 들고 근처에 있는 Derby Hotel의 100 rupee 짜리 방에 들었다. Z Hotel 만은 못하지만 마음에 든다. 잔디밭이 있는 정원도 있고 방도 깨끗하고 바다 경치가 환히 보이는 옥상 베란다도 있고 싼 음식점도 딸려있다. 조용하고 프라이버시도 좋고 모기장도 있고 며칠 쉬어갈만한 곳이다.

 

Bhubaneswar 기차역

 

Lingaraj Mandir 사원에는 원통형의 건물들이 수없이 많다

 

힌두교 교인이 아닌 사람은 들어갈 수 없어서 담 너머에 있는 관망대에서 봐야한다

 

54m 높이의 제일 높은 건물은 매일 물, 우유, 마리화나 목욕을 시킨단다

 

근처에 있는 Parvati 사원

 

Puri 가는 길

 

Puri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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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인도 여행기를 마치고 동인도 여행기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