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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스탄 여행기 (5)

應觀 2014. 2. 19. 20:11

키르기스스탄 여행기 (5) 

 Karakol 가축시장, Altyn Arashan 온천



     

 여행지도

 

박일선의 세계 배낭여행기(http://cafe.daum.net/elsonpark/) 



2006년 8월 6일, 일요일, Altyn Arashan, Yak Tour Guesthouse

 

(오늘의 경비 US$27: 버스 5, 5, 아침 30, 식품 30, 물 40, 숙박료 200, 식대 400, 지프 250, 온천 100, 환율 US$1= 40 som)

 

 어제는 흐리고 때때로 비가 내리는 날씨였는데 오늘은 맑은 날씨다. 온도는 약 25도 정도로 기가 막히게 좋은 날이다. 일요일 아침에만 열린다는 가축시장 구경을 갔다. 숙소 근처에서 102번 미니버스를 타고 가축시장이 열리는 Mal Bazaar라는 곳에 도착하니 아침 8시쯤이었다. 가축시장은 새벽 2시부터 열린다는데 아침 8시에는 벌써 파장이 시작되고 있었다. 사고파는 가축은 양이 제일 많이 있었고 소와 말도 있었다. 가축시장은 가축, 사람, 차들로 혼잡스럽기 짝이 없었는데 생각보다 구경거리가 별로 없었다. 독한 술인 보드카로 보이는 술을 파는 노점이 많이 보였는데 가져온 가축을 팔고 나면 집으로 향하기 전에 한 잔씩 하는 모양이다. 이 나라 사람들은 명색은 회교도지만 술을 많이 마시는 것 같다. 아니면 회교도들이 아니거나.

 

 가축시장에서 숙소로 돌아오는데 내가 탄 미니버스가 두 번이나 경찰에 정지를 당했다. 미니버스 운전기사는 차를 세우고 무슨 서류와 함께 손님들에게 받은 지폐를 몇 장 가지고 나가더니 금방 돌아와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운행을 계속한다. 무언가 교통규칙을 어긴 것 같았고 돈으로 간단히 해결을 한 모양이다. 우리나라도 옛날에 그런 때가 있었던 것이 생각났다.

 

 가축시장에서 돌아오니 숙소 주인 밸런타인이 지프차를 준비하고 있었다. 밸런타인의 게스트하우스가 있는 Altyn Arashan으로 손님들을 데리고 가는 모양이다. 나도 같이 갈 수 있겠느냐고 물으니 갈 수 있다고 하며 12시에 떠나니 그때까지 준비를 마치란다. 요금이 얼마냐고 물으니 대답을 안 한다. 아마 같이 가는 사람 숫자에 따라서 요금을 다르게 받는 모양이고 사람 숫자는 떠날 때 봐야 정확히 아는 모양이다. 어쨌든 밸런타인은 가격을 똑똑히 얘기 안 하기로 이름난 친구다. 나이가 내 나이 정도는 되어 보여서 물어보니 55세란다. 러시아계 순 백인이다.

 

 시원한 산 속에 위치한 온천장 Altyn Arashan에서 며칠 푹 쉬면서 사막먼지를 모두 털어 낼 생각이다. 숙소 근처에 있는 시장에 가서 간식거리를 좀 사 가지고 와서 12시에 떠났다. 떠나기 전에 오늘 이곳을 떠나는 요시코와 하직인사를 나누었다. 승객은 나 외에 일본 젊은이 남녀와 러시아에서 여름휴가 차 왔다는 가족 3명이었다. 일본 젊은이 두 명은 교토에서 온 남자 친구-여자 친구인데 여자는 직장에서 2주 휴가를 내서 왔고 남자는 아직 대학생인데 자전거로 수개월간 중앙아시아를 여행을 하고 있다고 한다. 내가 가려고 하는 타지키스탄의 파미르고원도 갈 계획이란다. 둘 다 영어를 곧잘 한다. 여자는 키가 남자보다 더 크고 성격이 서글서글한 반면에 남자는 수줍음을 탄다. 나와 많이 친해져서 나중에 이메일 주소를 주면서 교토에 오는 일이 있으면 꼭 연락해달라고 한다.

 

 Altyn Arashan 가는 길은 산으로 접어들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아주 나빠진다. 지프차 아니면 갈 수 없는 길이다. 중간에 타이어 펑크가 나서 고치느라고 한참 기다려야 했다. 두 시간이면 간다던 곳이 세 시간도 더 걸려서 도착했다. 경치가 그만이다. 러시아 가족과 일본 남녀는 개울가 풀밭에 가져온 텐트를 치고 나는 게스트하우스에 들었다. 방이 시원치 않았는데 200 som이나 받는다. 하루 세끼 식사는 400 som이다. 먹고 자는데 하루 600 som이면 좀 비싼데 (US$15) 할 수 없는 일이다. 대신 편하게 있다가 가게 생겼다. 전기가 안 들어와서 컴퓨터를 못하는 것이 흠이다.

 

 저녁 식사를 하기 전에 이곳에 있는 온천에 갔는데 사용료 100 som을 받는다. 독탕인데 너무나 좋다. 온천물이 어디서인가 계속 흘러 들어오고 어디론지 계속 흘러 나간다. 물이 깨끗하기 짝이 없다. 온도도 거의 열탕 수준인 것 같다. 물 냄새도 그럴 듯하다. 게스트하우스에 욕실이 없는 대신 이렇게 좋은 온천이 있다. 온천을 이렇게 즐긴 적이 없다. 온천 욕실을 독차지하고 시간제한도 없으니 100 som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 매일 이용해야겠다.

 

 저녁에는 같이 온 사람들과 식사를 했는데 특별 식이라 하면서 삶은 양 머리가 나왔다. 주인 밸런타인이 예리한 칼로 머리 여기저기에서 고기를 잘라서 사람들에게 분배를 한다. 눈은 한 사람에게만 준단다. 혹시 나에게 줄까하고 기대를 했는데 다른 사람에게 돌아갔다. 양 머리 고기와 함께 보드카를 돌린다. 오늘 아주 특이한 음식을 먹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가 끝나고는 미니 음악회가 열렸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사는 밸런타인의 조카가 첼로 연주를 하고 밸런타인 밑에서 일하는 한 친구가 기타를 치면서 러시아 노래를 부른다. 아주 감정이 풍부하게 부른다. Altyn Arashan에는 밸런타인의 게스트하우스 외에 게스트하우스가 서넛 더 보였는데 주인이 모두 러시아인들이다.

 

 오늘 같이 타고 온 일본 젊은이 여자 이름은 Haruka이고 이메일 주소는 dandelion869@ybb.ne.jp이고 남자 이름은 Masaru이고 이메일 주소는 kucc96adachi@yahoo.co.jp이다. 이들에게 Karakol 숙소에서 요시코를 만났느냐고 하니까 만났다 한다. 재미있는 것은 요시코는 Haruka를 한국여자로 생각해서 영어로 말을 걸었는데 Haruka는 요시코를 숙소에서 일하는 현지여자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Haruka는 나를 일본인으로 생각했다 하는데 나는 Haruka와 Masaru를 대만에서 온 중국 사람으로 생각했다.

 

일요일에만 열리는 가축시장에 (Animal Market) 팔려고 나온 양떼

 

대형 트럭 안에는 말, 소, 양이 섞여 있다

 

팔려서 새 주인에게 끌려가는 송아지

 

가축을 싣고 온 트럭들

 

가축시장에는 먹거리가 빠질 수 없다

 

가축을 끌고 가는데 필요한 밧줄도 판다

 

술도 많이 파는데 트럭기사들에게는 위험할 것 같다

 

오후에는 온천으로 유명한 Altyn Arashan으로 떠났다

 

타고 가던 지프가 고장이 나서 한참 기다렸다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