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및 여행/여행정보

등산상식

應觀 2013. 8. 8. 09:47
 



	한여름 산행의 놓칠 수 없는 재미인 계곡 트레킹. 촬영에 노스케이프 상품기획팀 송정용(왼쪽)씨가 도움을 주었다.
▲ 한여름 산행의 놓칠 수 없는 재미인 계곡 트레킹. 촬영에 노스케이프 상품기획팀 송정용(왼쪽)씨가 도움을 주었다.

왕초보일수록 겨울산을 겁내고 여름산을 쉽게 생각한다. 베테랑일수록 여름산행보다 겨울산행을 선호한다. 눈에 보이는 위험이 적어 여름산행이 쉬워 보이지만 등산을 하면 할수록 여름산행이 어렵다는 걸 알 수 있다. 등산은 산을 오르는 행위이기에 많은 땀을 흘리고 열을 내게 된다. 겨울엔 자연스럽게 몸을 식혀 주는 냉각 효과가 있지만 여름엔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격이 된다. 이로 인한 일사병이나 탈진의 위험이 생긴다.

아침엔 맑았다가도 금세 비가 오고 천둥이 치기도 하며, 순식간에 계곡물이 불어 고립될 수 있다. 독사나 요즘 이슈인 살인 진드기, 말벌 등의 위험이 있다. 귓가를 잉잉거리며 귀찮게 하는 산모기와 날벌레도 곤욕스러우며, 무성히 자란 풀은 길을 막아 ‘알바’(산에서 길을 잘못 드는 것을 뜻하는 산꾼들의 은어)를 유발하고 덤불에 긁히기 일쑤다. 이것만 보더라도 여름산행이 결코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여름엔 ‘탁상등산’이 필수

탁상공론이 아닌 탁상등산(卓上登山)을 통해 계절과 능력에 맞는 코스를 택해야 한다. 30℃가 넘는 무더위에 장거리 초원산행에 나선다면 그늘이 없어 힘든 것은 물론 탈수와 일사병의 우려가 있다. 미리 집에서 산행 코스와 일기예보를 살펴 무리하지 않은지 검토해야 한다. 초보자는 그늘이 많은 계곡과 오르막이 지나치게 세거나 길지 않은 곳, 산행 시간이 짧은 코스를 택하는 것이 좋다.

산악회나 리더격의 사람을 따라갈 경우엔 아무런 정보 없이 백지상태로 가지 말고, 산행 코스와 특성을 확인해 자기 능력으로 갈 수 있는 곳인지 냉정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 산을 제법 다닌 사람들도 산행지에 대한 사전지식 없이 일행이나 산악회를 무작정 따라가는 사람이 많다. 등산 초보자든 베테랑이든 성인이라면 자기 안전은 자기가 책임져야 한다.

그러므로 등산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산행지를 스스로 조사하고 미리 탁상등산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알맞은 산과 코스를 택했다면 날씨를 확인해야 한다. 악천후가 예상된다면 초보자는 고민할 필요 없이 산행을 포기하고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

여름 산행 준비물

1 물을 충분히 준비하라

보통은 산행 준비물로 등산장비를 앞에 두지만, 여름 산행에선 물이 먼저다. 운동량이 많고 땀을 많이 흘리게 되어 평소 수준으로 물을 준비했다간 모자라기 십상이다. 이 정도면 물이 남겠다 싶을 정도로 준비해야 한다.

초보자는 ‘물이 모자라면 얻어먹으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물은 산행에서 가장 무거운 ‘짐’이기에 대부분 자기가 먹을 양만 가져온다. 도시에선 흔한 게 물이지만 산에서 다른 사람의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간 염치없는 사람으로 찍히고 그 사람의 안전까지 위협하게 된다.

초보자라도 자기가 마실 물은 스스로 챙겨야 한다. 반면 리더격의 산꾼이라면 일행의 물이 부족한 상황을 대비해 좀더 여유 있게 챙겨야 한다.

물은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마시는 것보다는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만약 물이 부족한 상황이라면 물을 바로 삼키지 말고 입 안에 머금고 가글하듯 최대한 헹군 뒤 삼킨다. 입 안의 감각이 물을 많이 마신 것으로 착각해 적은 양의 물로 갈증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



	1 호스가 연결된 수낭을 사용하면 배낭을 일일이 벗지 않아도 돼 수월하다. 얼음물을 신문지에 싸면 녹는 속도가 더뎌진다. 2 대표적인 이온음료들.
▲ 1 호스가 연결된 수낭을 사용하면 배낭을 일일이 벗지 않아도 돼 수월하다. 얼음물을 신문지에 싸면 녹는 속도가 더뎌진다. 2 대표적인 이온음료들.
2 이온음료를 준비하라

이온음료를 가져가는 것이 좋다. 이온음료는 전해질이 몸에 빠르게 흡수돼 일사병과 탈진을 막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더울수록 산에 갈 때 이온음료를 가져가 산행 중 꾸준히 마시는 것이 좋다. 시중의 이온음료로 게토레이, 파워에이드, 포카리스웨트 등이 있다. 물에 타서 먹을 수 있는 분말 형태로 나온 제품도 있다.

3 땀이 잘 마르는 소재의 옷을 입어라

계절별로 등산복을 다 가지고 있다면 왕초보가 아니다. 초보자가 여름 등산복이 없는 건 당연하다. 평상복으로 여름 산에 갈 땐 땀이 잘 마르는 옷을 입는다. 가장 피해야 할 옷은 청바지다. 땀이 잘 빠지지 않아 옷이 무겁고 활동성이 떨어져 체력이 몇 배로 소모된다. 또 땀에 젖은 바지에 살이 쓸려 상처가 생기기도 한다.

해외 산을 가면 서양인들의 경우 일반 반바지에 상의는 반팔티셔츠나 민소매를 입은 채 등산화만 신고 산행하는 걸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평상복으로 연출할 수 있는 여름산행 최적의 복장이다. 상의의 경우 면소재보다 땀 배출이 뛰어난 화학섬유를 입는 것이 좋다. 옷이 젖으면 활동이 불편한 것은 물론 체온을 떨어뜨려 저체온증을 유발할 수 있다.

다만 풀이나 넝쿨이 많은 산으로 간다면 긴바지와 긴소매 옷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 등산객들의 복장 중에서 독특한 점은 조끼를 많이 입는다는 것이다. 여름산행에서 더위를 가중시키는 복장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 땀과 열이 수월하게 배출되도록 홑겹의 가벼운 복장을 입는 것이 신진대사에 이롭고, 잔잔한 물건은 배낭에 넣는 것이 안전하다.

면 소재의 내의(러닝)를 껴입으면 안 된다. 특히 등산복 상의 안에 면 100% 러닝을 입으면 내의가 계속 젖어 있어 기능성 등산복도 제 역할을 못 한다. 여성의 경우 땀 배출과 활동성이 좋은 스포츠브라를 입는 것이 효율적이다.


	1 대표적 등산복인 집티. 기능성 소재를 사용해 땀이 금방 마른다. 더운 정도에 따라 지퍼 높이를 조절한다. 2 메시 소재로 여름 산행에 최적화된 요즘 모자들. 햇볕을 막아 주고 땀 배출이 뛰어난 것은 물론 멋스런 스타일까지 살렸다.
▲ 1 대표적 등산복인 집티. 기능성 소재를 사용해 땀이 금방 마른다. 더운 정도에 따라 지퍼 높이를 조절한다. 2 메시 소재로 여름 산행에 최적화된 요즘 모자들. 햇볕을 막아 주고 땀 배출이 뛰어난 것은 물론 멋스런 스타일까지 살렸다.
4 자외선을 차단하라

여성들은 지나칠 정도로 자외선 차단을 잘하는 반면, 남성들은 자외선 차단에 관심 없는 사람이 많다. 심지어 선블록 바르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남성들도 있다. 그러나 온실효과로 자외선이 점점 강해져 산행 중 피부가 햇볕에 계속 노출될 경우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된다.

대한피부과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최근 10년 사이 남성 피부암환자가 5배 증가했다고 한다. 단순히 얼굴이 타는 정도가 아니라 피부세포 손상으로 인한 검버섯은 물론 피부암까지 유발하는 것이다.

더구나 고도가 1,000m 높아질 때 자외선 양이 10~12% 증가하므로 산행 중 모자를 쓰거나 선블록을 바르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고 있다. UV 차단효과가 있는 기능성 등산복 소재도 있지만 눈에 띌 정도로 확연히 기능 차이가 나는 건 아니라서 일반 등산복으로도 충분하다. 다만 몸에 딱 맞는 옷보다 헐렁한 옷이 자외선 차단 효과가 높다. 그러나 자외선이라고 다 해로운 건 아니어서, 오후 3시 이후 15분 미만의 노출은 비타민 생성, 살균작용 등을 도와 건강에 이롭다.

5 비싼 모자보다 시원한 모자가 최고


	1 메시 소재의 모자. 구멍이 뚫려 있어 통풍 효과가 좋다. 2 활동성이 좋은 캡(cap). 3 얼굴과 목덜미의 햇빛까지 막아 주는 햇(hat). 분리형으로 메시 처리된 모자가 기능면에서 합리적이다. 4 고어텍스 소재의 햇. 우중 산행에 위력을 발휘하지만 땀 배출이 어려워 한여름 산행용으로 권하긴 어렵다. 5 손수건을 머리에 얹고 모자를 쓰면 캡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6 아이스스카프. 물에 적시면 스카프 속 아이스폴리머 알갱이가 수분과 반응해 차가운 상태를 유지한다.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 유용하다.
▲ 1 메시 소재의 모자. 구멍이 뚫려 있어 통풍 효과가 좋다. 2 활동성이 좋은 캡(cap). 3 얼굴과 목덜미의 햇빛까지 막아 주는 햇(hat). 분리형으로 메시 처리된 모자가 기능면에서 합리적이다. 4 고어텍스 소재의 햇. 우중 산행에 위력을 발휘하지만 땀 배출이 어려워 한여름 산행용으로 권하긴 어렵다. 5 손수건을 머리에 얹고 모자를 쓰면 캡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6 아이스스카프. 물에 적시면 스카프 속 아이스폴리머 알갱이가 수분과 반응해 차가운 상태를 유지한다.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 유용하다.
여름엔 고가의 고어텍스 소재 모자보다 저렴한 메시 소재의 모자가 더 편하다. 고어텍스는 빗물은 막고 땀은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데, 한여름의 많은 땀을 다 배출하긴 어렵다. 메시는 그물 소재라 땀 배출이 수월하고 바람이 들어와 시원하다.

야구모자 형태의 캡(cap)과 창이 넓은 사파리 형태의 햇(hat)을 많이 쓴다. 캡은 활동성은 좋지만 얼굴 옆쪽과 목덜미가 햇볕에 노출되는 단점이 있고, 햇은 얼굴과 목덜미에 충분히 그늘을 만들어 주지만 시야를 가리거나 배낭에 모자 뒷부분이 닿는 등 활동성이 떨어진다. 메시 소재의 햇이 땡볕에선 가장 유리하지만, 폭우를 만났을 땐 고어텍스 소재의 햇이 유리하다.

6 SPF 50 이상 선크림을 써라

선블록에는 ‘SPF지수’가 있다. 자외선 를 차단한다는 의미이며, 자외선 까지 차단됨을 알리는 ‘PA’ 표시가 함께 있는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SPF 지수는 50 이상 되어야 산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

간혹 얼굴이 하얀 강시처럼 모습으로 선블록을 바른 사람을 볼 수 있다. 잔뜩 바르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꼼꼼히 바르고 자주 덧발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얼굴과 목까지 꼼꼼히 바르고 2~3시간마다 덧발라야 한다. 참고로 선블록을 발랐을 때 하얗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며, 무색으로 표시나지 않아야 한다.


	1 일반적인 여름산행 복장. 모자와 손수건, 선글라스로 자외선을 차단했으며, 긴바지와 팔 토시로 풀에 긁히거나 햇볕에 타는 걸 막는다. 2 계곡 트레킹 복장. 등산용 샌들과 반바지가 유용하게 쓰인다.
▲ 1 일반적인 여름산행 복장. 모자와 손수건, 선글라스로 자외선을 차단했으며, 긴바지와 팔 토시로 풀에 긁히거나 햇볕에 타는 걸 막는다. 2 계곡 트레킹 복장. 등산용 샌들과 반바지가 유용하게 쓰인다.
7 선글라스는 필수품

과거 선글라스는 해외여행 갈 때나 연예인들만 쓰는 사치품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점점 자외선이 강해지고 등산마니아가 늘면서 백내장 예방과 시력 보호를 위한 필수품이 되었다. 산에서는 활동성 좋고 튼튼한 아웃도어용 고글을 많이 쓰는데, 초보자의 경우 처음부터 모든 장비를 다 구입할 필요는 없으므로 일반 선글라스를 쓴다.

8 바람막이 재킷은 사계절 필수다

사계절 내내 바람막이 재킷은 배낭에 있어야 한다. 여름이라 해도 산의 기상은 언제든 급변할 수 있다. 심하면 여름에도 저체온증이 올 수 있으므로 바람막이 재킷과 가벼운 보온 옷을 준비해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는 등산양말을 한 켤레 더 준비했다가 하산 시 갈아 신으면 발의 피로도를 덜어 주고 느낌도 상쾌해진다.


	1 바람막이 재킷. 초보자의 경우 기능성 재킷이 없다면 물에 잘 젖지 않는 가벼운 점퍼를 준비한다. 2 등산용 방석.
▲ 1 바람막이 재킷. 초보자의 경우 기능성 재킷이 없다면 물에 잘 젖지 않는 가벼운 점퍼를 준비한다. 2 등산용 방석.
9 산의 맨바닥에 그냥 앉지 마라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살인 진드기를 비롯해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이 있으므로 산의 맨바닥에 그냥 앉는 것은 삼가야 한다. 등산용 방석이나 의자를 준비해야 하며, 없다면 배낭 등판을 깔고 앉는 것도 괜찮다.

여름 산행법

1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해 일찍 마쳐라

여름에는 해가 일찍 뜬다. 가급적 오전 8시 이전에 산행을 시작해 해가 가장 뜨거운 오후 2~3시 이전에 산행을 마치는 것이 좋다.

2 상하거나 녹기 쉬운 음식을 피하라

김밥처럼 더위에 상하기 쉬운 음식은 피해야 한다. 초콜릿 종류도 한여름에는 녹기 쉬우므로 다른 행동식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땀을 많이 흘려 수분과 체력 소모가 크므로 오이나 과일류를 준비하면 수분과 영양을 보충할 수 있다.

미숫가루를 꿀에 타서 마시면 갈증해소와 빠른 흡수를 통해 힘을 내기 좋다. 단당류를 먹어야 1시간 이내에 바로 에너지화할 수 있으며 단당류는 액체 상태일 때 흡수가 더 빠르다. 꿀은 단당류이고 미숫가루엔 여러 가지 곡물이 포함되어 있어 영양보충에 좋다.


	1 여름에 가급적 피해야 할 식품. 김밥은 상하기 쉽고 초콜릿류는 녹기 쉽다. 2 초콜릿류를 대체할 수 있는 행동식. 3 배낭 레인커버.
▲ 1 여름에 가급적 피해야 할 식품. 김밥은 상하기 쉽고 초콜릿류는 녹기 쉽다. 2 초콜릿류를 대체할 수 있는 행동식. 3 배낭 레인커버.
3 빨리 오르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즐겨라

여름산행은 체력 소모도 크고 더위에 땀을 많이 흘리게 되어 심리적으로 쉽게 지치거나 짜증이 날 수 있다. 이때 정상만 보고 빨리 가려 하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자연을 즐긴다는 마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여유 있게 올라야 한다.

4 길 찾기에 주의하라

여름엔 수풀이 무성해 등산로가 잘 안 보이기 일쑤다. 지도와 나침반으로 독도를 할 때에도 시야가 트이는 곳이 있어야 수월하기에 여름엔 길을 찾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초보자는 독도에 능한 베테랑과 동행하거나 국립공원처럼 이정표가 있는 산을 택해야 한다.

5 술은 탈수를 가속화한다

알코올은 탈수를 유발하므로 한여름 산행에서 술 마시는 것은 무모한 행위다. 술 마시고 무사히 하산하더라도 몸을 망치는 지름길이다. 산행 중에는 술을 삼가야 한다.

6 진한 화장이나 향수는 모기와 벌레를 부른다

진한 화장이나 향수로 인한 향은 모기와 벌레를 끌어 들이며 땀 냄새와 섞이면 주변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게 된다. 산에 갈 때는 향기가 짙은 화장은 자제하고 선블록을 주기적으로 바르는 데 신경 써야 한다. 옷에 곤충을 쫓는 기피제를 뿌리면 유용하다.

7 소나기를 대비해 방수재킷을 챙겨라

장마 기간이 아니라 해도 여름엔 소나기가 내릴 수 있으므로 방수재킷을 넣고 다녀야 한다. 방수재킷이 없는 초보자라면 비옷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적은 양의 비가 올 때 둘레길처럼 완만한 코스로 간다면 우산을 들고 간다. 방수재킷을 입고 걸으면 땀이 나서 답답하지만, 우산은 비를 막아 주면서도 시원하다. 험한 길이나 오르막에선 팔을 자유롭게 쓸 수 없어 사고 위험이 있으므로 둘레길처럼 완만한 곳에서만 써야 한다.

계곡 트레킹과 우중산행을 하려면

한여름엔 물속에 발을 담그고 텀벙텀벙 걷는 계곡 트레킹을 가는 것이 요즘 추세다. 제대로 장비를 갖춘다면 샌들이나 아쿠아슈즈를 신어야 한다.

샌들의 경우 계곡산행에 적합하게 나온 등산용 샌들이 있다. 등산용 샌들은 젖은 바위에서의 미끄러짐을 최소화하기 위해 접지력이 좋은 밑창을 사용한다. 여러 밑창이 있지만 스텔스창이 물기가 있는 바위에서 접지력이 가장 좋은 편이다. 이때 촌스럽게 보여도 양말을 신고 샌들을 신어야 상처나 마찰에 의한 물집이 생기지 않는다.

샌들이나 아쿠아슈즈가 없는 초보자는 버려도 좋은 낡은 운동화를 활용한다. 가급적 조깅화처럼 물 빠짐이 좋은 신발을 신어야 한다. 스틱을 준비해 미끄러운 곳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며, 배낭 속의 짐은 별도의 방수포나 물이 새지 않는 비닐에 담아 젖는 걸 막아야 한다. 수영에 자신 있더라도 수심이 깊은 곳은 우회하는 것이 좋다. 계곡은 물이 흐르고 속에서 휘감아 도는 곳이 있으며 바위가 많아 예상치 못한 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 수심이 깊은 계곡을 갈 땐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1 계곡 트레킹 시 도움이 되는 소품들. 선글라스와 발의 물기를 닦을 손수건, 선블록, 휴대폰 방수팩. 2 소나기가 예상되거나 계곡 트레킹을 할 때에는 짐이 젖지 않도록 방수 비닐에 담아야 한다. 3 계곡 트레킹 시 양말을 신고 샌들을 신어야 상처를 예방할 수 있다. 4 계곡산행 장비. 반바지와 아웃도어용 샌들, 스틱.
▲ 1 계곡 트레킹 시 도움이 되는 소품들. 선글라스와 발의 물기를 닦을 손수건, 선블록, 휴대폰 방수팩. 2 소나기가 예상되거나 계곡 트레킹을 할 때에는 짐이 젖지 않도록 방수 비닐에 담아야 한다. 3 계곡 트레킹 시 양말을 신고 샌들을 신어야 상처를 예방할 수 있다. 4 계곡산행 장비. 반바지와 아웃도어용 샌들, 스틱.
비가 예상될 때 불가피하게 산행을 해야 한다면 계곡 트레킹처럼 짐을 방수포나 비닐에 싸고, 레인커버를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배낭이 젖는 걸 막아 주는 레인커버는 배낭에 포함된 것과, 별도로 사야 하는 것이 있으므로 배낭을 구입할 때 꼭 확인해야 한다. 여유분의 옷을 준비해 저체온증에 대비해야 하며 산행 후에는 갈아입도록 한다.

계곡 산행 중 폭우가 내리면 순식간에 물이 불어나므로 산등성이로 올라가야 한다. 폭우가 그친 상황에서 계곡을 반드시 건너가야 한다면 3시간 이상 기다렸다가 물살이 얕아졌을 때 지난다. 갑자기 내린 폭우는 우리나라 산에서 2~3시간 지나면 하류로 흘러간다. 급류가 흐를 때 부득이 건너야 한다면 티롤리안브리지로 로프를 연결해서 가는 것이 비교적 안전하다.

그럴 수 없는 여건일 때는 비교적 급류가 약하고 수심은 낮은 곳을 골라 로프를 붙잡고 가야 한다. 그러나 급류가 강할 때는 무릎 이상 물이 깊은 곳은 건너지 말아야 한다.

산행 중 천둥 칠 때 대처법

1 낮은 곳으로 피한다

번개는 높고 돌출한 곳에 떨어지기 쉽다. 정상에 있으면 낮은 곳으로 피하고, 능선에 있다면 등산로에서 벗어나 사면에 엎드려야 한다. 만약 큰 나무나 큰 바위 옆에 있다면 5m 이상 떨어져야 한다. 계곡 부근에 번개가 친다면 물가에 가지 말아야 한다. 물은 전기가 통하므로 위험하다.

2 벌판처럼 탁 트인 곳에선 바로 탈출한다

소백산이나 영남알프스 초원처럼 나무가 적고 트인 곳은 위험하다. 사람이 번개의 표적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곳에서 번개가 친다면 바닥에 엎드리거나 바로 사면으로 내려가야 한다.

3 금속류를 몸에서 멀리 놓아둔다

벨트에 있는 버클이나 스틱 등 금속류는 번개의 타깃이 되므로 몸에서 멀리 해야 한다. 가까운 곳에 번개가 친다면 자세를 낮추는 것이 우선이다. 아무리 날씨가 급변한다 해도 천둥 치기 전에 보통 먹구름이 뭉치거나 소리가 나는 등 조짐이 있다. 천둥 칠 기미가 보인다면 고민할 것도 없이 능선을 벗어나 산을 내려가야 한다.

여름산행의 적, 일사병과 열경련

여름철 등산 중 일어날 수 있는 열에 의한 질환은 크게 열경련과 일사병, 열사병이다.

열경련은 과다한 땀 배출과 전해질 배출로 인해 전해질과 수분의 균형이 깨져 발생하는 것으로 근육경련이 일어난다. 일사병은 강한 햇볕에 노출되어 수분 손실이 심하고 혈액의 저류와 전해질의 손실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의식을 잃을 수 있으며 두통이 오고 머리가 멍해진다. 열사병은 직접 태양에 노출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노약자나 만성질환자, 소아에서 많이 발생한다. 전해질의 손실이 적고 외관상 땀을 많이 흘리지 않지만, 피부가 발갛게 달아오르는 것이 특징이다.

열경련이나 일사병의 경우 수분과 전해질의 손실이 이루어져 전해질 불균형 상태가 되며, 열사병은 전해질의 효과가 없이 이루어지는 현상으로 오히려 전해질의 농도가 증가해 생기게 된다.

따라서 열경련과 일사병의 경우 치료에 있어서도 수분과 함께 전해질(소금)을 먹어야 하며, 열사병의 경우 직접적으로 열을 내릴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결국 열경련과 일사병을 예방하려면 산행 중 염분이 들어 있는 적절한 음식 섭취와 전해질을 빠르게 전해 주는 이온음료를 마셔야 한다.

김관재 대구등산문화센터 강사

“등산도 기초교육이 필요해요”


	김관재 대구등산문화센터 강사
대구 토박이인 김관재 강사는 만 29세의 젊은 산악인이다. 그에게 산은 받아들여야 하는 핏줄 같은 것이었다. 그의 부모님은 1982년 팔공산에서 산상결혼식을 올려 당시 화제가 된 산꾼 커플이었다. 두 형제 중 둘째인 그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를 따라 자연스럽게 산에 다녔다. 덕원고교에 진학해 산악부 활동을 했고 대구대학교 스포츠레저학과에 들어가서도 산악부 활동을 했다. 이후 장남은 부모님이 1980년대부터 운영해 온 등산장비점을 맡게 되었고 그는 대구등산문화센터를 세웠다.

“등산 초보자들을 대상으로 기초 등산교육을 하려고 세웠어요. 산악문화나 교육이 서울에만 집중되어 있잖아요. 어떤 방식으로든 대구 산악문화가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어요.”

대구등산문화센터를 세운 그는 교육은 물론 대구 산꾼들을 위해 무상으로 장소를 대여하고 있다. 센터 운영으로 밥벌이를 할 수 없기에 프리랜서 아웃도어 강사를 겸하고 있다. OBK(Outward Bound Korea)를 비롯 여러 아웃도어 브랜드와 중ㆍ고ㆍ대학교에서 등산강사를 하고 있어 한 달 중 절반은 대구를 떠나 있다. 스포츠레저학과 출신답게 등산 외에 스포츠클라이밍, 수상스키, 스킨스쿠버, 캠핑 등 아웃도어 전반을 교육하고 있다.

그는 초등학교 때 모친을 따라 히말라야 BC 트레킹을 갔을 정도로 등산에 관한 한 남부러울 것이 없는 조기교육을 받았다. 2007년에는 에베레스트 티베트 쪽 루트의 최종캠프인 8,300m까지 진출했으며 아일랜드피크와 파키스탄 코럭피크 등을 등정했다.
“처음 배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잘못 밴 습관이 오래 가니까요. 다른 스포츠는 지도자가 있지만 등산은 따로 레슨을 받지 않잖아요. 걷기라서 사람들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등산도 기초교육이 필요해요. 안전과 환경에 대한 기본 틀을 만들 필요가 있어요.”

보통 꿈이나 목표를 크게 설정하는 데 반해 김관재 강사의 목표는 소박하지만 의미 있다. 생전 처음 등산을 하는 사람들이 “다시는 산에 안 간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산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어요”라고 말할 수 있게 도와주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