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여행기 38 - Lake Taupo, Riverstone Hostel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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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선의 세계 배낭여행기(http://cafe.daum.net/elsonpark/) | |
2013년 2월 22일 목요일, Lake Taupo, Riverstone Hostel
(오늘의 경비 US$37: 숙박료 30, 식품 14, 환율 US$1=NZ$1.2)
오늘 자전거 여행은 아주 좋았다. 50km를 휴식시간을 포함해서 5시간 반이 걸렸으니 한 시간에 대강 10km에 달린 셈이다. 이번 여행을 준비할 때 한 시간에 20km를 달릴 것으로 가정하고 여행 계획을 세웠다. 내가 읽은 자전거 여행 책에 그렇게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서울에서 내가 자주 다니던 자전거 상점 주인이 외국 자전거 여행 경험이 많은 사람인데 20km는 나에게는 좀 과하다고 조심스럽게 얘기를 해서 17km로 줄였는데 이제는 최대로 잡아도 10km 밖에 안 된다. 이 숫자는 내 나이와 체력, 그리고 나의 초보자 자전거 여행 경험에만 해당되는 것일 뿐이다. 나도 경험을 더 쌓으면 이 숫자가 좀 올라갈 수도 있겠지만 20km까지는 어림도 없을 것이다.
오늘 간 길은 경치가 너무 좋았다. 날씨가 좋은 탓도 있을 것이다. 남섬 Cape Farewell 자전거 길과 북섬 Taranaki 산 자전거 길은 바다 경치와 산 경치가 좋았었는데 오늘 간 길은 호수 경치가 좋았다. Lake Taupo는 전에는 잘 몰랐던 호수인데 뉴질랜드에서 제일 큰 호수이고 아름답기 짝이 없는 호수다. 이 호수 주위에 있는 국립공원에는 아름다운 산들이 많아서 이 지역에서만 2, 3주 정도 충분히 즐기며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와보고 싶은 곳이다.
그러나 오늘 길은 도로가 나빴다. 호숫가 산등성이에 난 길이라 갓길이 매우 좁았다. 때로는 갓길이 아예 없고 심하게 꼬불꼬불해서 자전거를 타고 가기가 위험할 것 같아서 걸어서 가기도 했다. 지나가는 차들 중 어떤 차들은 내 옆을 지나갈 때 속도를 줄이고 조심스럽게 지나가는데 (대부분 승용차들이 그렇다) 대형 트럭이나 버스는 (다시 말해서 직업적인 차들) 속도를 전혀 줄이지 않고 나와 10cm 정도 간격을 두고 지나가는 차들이 많다. 책에서 읽었는데 이런 차들은 나 같은 외국 자전거 여행자들을 아주 싫어한단다. 자기네들은 먹고살기 위해서 차를 모는데 전거 여행자들은 즐기기 위해서 자전거를 타면서 자기네 일을 방해하기 때문이란다.
오늘 아침에 Taupo 숙소를 떠나기 전에 1리터 병에 물을 채우는 것을 잊어버렸다. 물이 빠지는 대로 납작하게 되는 2리터 병도 있는데 물론 그것도 안 채웠다. 배낭에 든 0.5리터 병 물과 0.35리터 오렌지 주스 밖에 없었다. 오늘 코스는 짧아서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어제 같은 긴 코스였더라면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 뉴질랜드에서는 자전거를 타다가 물이 떨어지면 물을 얻을 곳을 쉽게 찾을 수 없다. 음식은 떨어져도 큰일이 아니지만 물이 떨어지면 큰일이 될 수 있다. 물을 꼭 얻어야 할 경우에는 길 가 목장이나 농장 주인집에 찾아들어가서 얻을 수 있기는 하지만 주인이 별로 달가워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꺼리게 된다.
내일부터는 한동안 자전거를 장거리로는 타지 않을 것이다. 내일 버스로 Auckland로 가서 이틀 동안 머무는 동안 시내 구경을 할 때 타는 것 외에는 호주 Perth에 기차로 도착할 때까지 1주일 동안은 안 탈 것이다. 지금 Perth에서 Darwin-Ululu 국립공원-Adelaide 코스를 택할 것인지 기차로 Adelaide로 돌아오는 코스를 택할 것인지 결정을 하지 않았는데 Darwin-Ululu 국립공원-Adelaide 코스를 택하게 되면 3주까지도 타지 않게 될 것이다. 장거리 버스와 기차를 이용하는 코스이기 때문이다.
오늘 점심은 아침 숙소에서 싸가지고 온 음식을 호수가 공원 같은 곳에서 먹었는데 경치가 너무 좋아서 떠나기가 싫었다. 오늘 점심도 피넛버터-젤리-아바카도 샌드위치, 오렌지 주스, 소시지, 사과, 위스키 한잔이었는데 샌드위치에 아바카도를 더 넣으니 훨씬 먹기가 부드럽고 영양분도 많을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아바카도는 제대로 먹지 못하는 야채 대신도 될 것 같다. 이렇게 싸가지고 와서 먹는 것이 사먹는 것보다 훨씬 편하고 맛도 있고 싸게 든다. 오늘 같은 길에서는 음식점은 찾기도 힘들어서 싸가지고 오지 않으면 굶게 되기가 딱 좋다.
오늘 숙소는 30불인데 다른 곳에 비해서 너무 비싸다. 오늘 숙소는 BBH 회원 호스텔인데 회원이면 25불이란다. 내가 회원인 YHA 호스텔은 전 세계적으로 있는 호스텔 체인이고 BBH는 뉴질랜드에만 있는 호스텔 체인인데 YHA가 BBH보다 시설도 더 좋고 인기도 더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숫자는 BBH 호스텔이 더 많은 것 같다. BBH 회원 가입을 하려면 40불이 정도 드는데 나는 이미 40불을 내고 YHA 회원 가입을 했기 때문에 BBH 회원 가입은 안 했다. 뉴질랜드에 2개월 이상 여행을 하려면 YHA와 BBH 둘 다 가입을 하는 것이 좋고 그렇지 않으면 YHA나 BBH 중 한 군데만 가입을 해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여행을 하면 잘 먹고 잘 자는 것 외에 변이 잘 해결되는 것도 중요하다. 나는 한국에 있을 때와 미국 딸네 집에 머물 때는 변비로 고생을 하는데 여행을 떠나면 변비가 없어진다. 보통 이른 아침에 단방으로 해결이 되는데 이번 여행 동안에는 이상하게도 세 번 만에 해결이 되고 있다. 기상하자마자 소식이 오지만 완전 해결이 안 되고 아침 식사가 끝날 때쯤과 아침 식사 한 시간 후쯤 다시 소식이 와서 완전 해결이 된다. 왜 여행을 떠나면 변비가 없어지나 하는 것은 지난 15년 동안 풀려고 했으나 못 푼 수수깨끼다.
“The joy of simple life!" 한국말로는 어떻게 표현을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지금 내가 가지고 다니는 짐은 음식물을 빼면 아마 5kg 정도일 것이다. 거기서 자전거에 관한 것을 빼면 아마 4kg이나 3kg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여행을 하는데 조금도 불편이 없다. 아마 집에도 나만큼 물건이 없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여행 중의 물건에 비하면 엄청 많다. 내 마음 대로라면 줄이고 또 줄이겠다. 간수해야 할 물건이 적을수록 내 마음은 더 홀가분해 질 것이다.
어제 하루 밤 자고 떠난 Taupo 숙소
Taupo 시청
Taupo 호반 길
호숫가 모텔들은 모두 만원이다
목적지 Turangi까지 49kg 남았다
나처럼 짐이 없다
멋있는 캠퍼로 여행하는 사람이 부럽다
원주민 땅이라는 사인이다
오늘 코스는 너무 멋있었다
처음에는 길도 좋았다
Lake Taupo 호수는 뉴질랜드 최대의 호수란다
호수 주위 경치가 너무 좋다
호숫가로 난 길
산과 물의 경치가 어울리는 아름다운 호수다
호수가 공원에서 점심을 들었다
너무 아름다워서 떠나기가 싫었다
뉴질랜드 교회는 대부분 이렇게 아담한 소규모 교회다
오늘의 목적지 Turangi가 가까워지면서 호수 가를 떠나서 산길로 달렸다
Turangi 도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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