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행기 1 - 이란 입국 |
오늘부터 이란 여행기를 올리겠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씩 올릴 생각입니다. 이란은 아시다 싶이 역사가 오래된 나라입니다. 그래서 볼 것도 많은 나라입니다.
리스나 터키만큼 관광 인프라가 발달되지 않았지만 그리스 터키 못지않게 볼거리가 많은 나라입니다. 사람들도 터키 사람들 못지않게 따듯합니다. 이란 여행은 제가 제일 즐긴 여행 중의 하나입니다.
이란은 옛날에는 페르시아로 불린 나라인데
이차대전 후엔가 부터 이란으로 나라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이란은 아리안 족의 아리안의 이란 식 발음인 것 같습니다.
이란 사람들은 자부심이 강합니다. 이란은 역사적으로 한 번도
외세의 지배를 받지
않았습니다. 주위 나라들이 모두 로마제국, 비잔틴 제국, 오스만 제국, 러시아, 유럽 열강의 지배하에 들어갔을 때도 이란 만은 꿋꿋이 독립을 유지했습니다. 이란은 이차대전 후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던 정부를 미국
CIA가 무너트리고 왕정을
북고한 후에 (석유 때문에) 미국과는 원수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에 이란 사람들이 무척 많이 사는 것을 보면 국민 정서로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미국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이란 지식인들은 정부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들은 이란이 이차대전 후
선진국 대열에 오르지 못한 것은 정부의 무능 때문인 것으로 믿는 것 같습니다. 이란에서 만났던 젊은이가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이란과 한국은 거의 동시에 자동차 산업 육성에 뛰어들었는데 한국은 대성공을 거두고 이란은 실패했는데 정부만 무능하지 않았더라면 이란도 성공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습니다. 이란에 관한 간단한 소개입니다.
이란 여행 지도입니다.
터키에서 들어가서 "중동의 북한"이라는 투르크메니스타으로 나갔습니다.
Von voy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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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선의 세계 배낭여행기(http://cafe.daum.net/elsonpark/) |
2006년 6월 26일, 월요일,
Tabriz, Iran, Guest House Darya
(오늘의 경비 $20: 택시 100,000 10,000, 간식 4,000, 숙박료
40,000, 샤워 5,000, 점심 16,000, 식료품 7,000, 환율 US$1=9,000 Iranian
rial)
오늘은 터키를 떠나서 이란으로 들어가는
날이다. 이제부터 한 동안 사막기후에서 보내야 하는데 더위에 약한 나로서는 보통 걱정거리가 아니다. 오늘부터 긴소매 상의를 입기 시작했다.
가능한 한 햇빛을 피해야하기 때문이다.
아침에 터키의 국경도시
Dogubayazit를 떠나서 이란 국경에 당도하니 터키 사람 환전상 한 명이 다가오더니 돈을 바꾸라고 조른다. 이란의 첫 도시인 Tabriz에
있는 은행에서 바꾸겠다고 했더니 자기 환율이 더 좋다고 하며 계속 바꾸라고 조른다. 이 친구가 아무래도 믿음직스러워 보이지 않아서 바꾸지
않았다.
터키 출국수속을 하는데 터키 이민국 직원이 "Why do you want to go to Iran?" 하고 질문을 한다. 농담 비슷하게 묻는 질문인데 남이야 가건 말건 웬 참견인가. "Because I want to see Iran."하고 대꾸해 주었더니 더 이상 말이 없다. 우문에 우답이다.
이란 출입국 사무소에 도착해서 입국수속을
하는데 직원이 내 여권을 보더니 미국여권이라고 눈이 둥그러지더니 영어를 하는 여자 직원을 부른다. 혹시 문제가 되어서 터키로 되돌아가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겁을 먹었는데 아무 문제도 없었다. 영어를 하는 여자 직원이 오더니 친절하게 입국 수속을 도와준다. 수속이 끝난 후에는 돈
바꾸는 일까지 도와주어서 쓰다 남은 터키 돈과 유로를 이란 돈으로 다 바꾸었다. 며칠 전 인터넷에 들어가서 이란 환율을 알아놓았는데 바꿔 준
이란 돈을 세어보니 대강 맞는 금액이었다. 미화 100불도 안 되는 금액이었는데 이란 돈 10,000 리알 지폐로 주니 주머니가 가득 찬다.
이란 돈 10,000 리알은 우리 돈으로 1,000원 정도이니 거의 100장을 받은 것이다.
여자 직원이 Tabriz 가는
차편도 자세히 가르쳐주었다. 이민국 건물 앞에서 Maku라는 도시까지 합승택시를 타고 가서 거기서 Tabriz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고
가르쳐주었다. 그러나 Maku 가는 합승택시에 오르니 운전기사가 Maku까지는 20,000 리알이고 Tabriz까지는 100,000 리알이라며
Tabriz까지 가자고 조른다. 합승택시에는 나 말고 Tabriz로 가는 터키 친구 한 명이 타고 있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80,000
리알만 더 주면 Tabriz까지 갈 수 있는데 괜찮은 가격 같다. 그래야 우리 돈으로 약 만원인데 300km 떨어진 Tabriz까지 만원으로
가면 무척 싼 가격이다. 그래서 택시로 Tabriz까지 왔다. 어찌나 빨리 달리는지 300km를 3시간에 달려서 12시경에 Tabriz에
도착했다.
Tabriz는 한때 이란 왕조의
수도였다는데 지금은 거의 아제르바이잔 사람들이 사는 도시가 되었다고 한다. 이란에는 아제르바이잔 사람들이 약 천 5백만이나 살고 있는데
아제르바이잔에 사는 아제르바이잔 인구보다 더 많은 숫자다. 그들 대부분은 Tabriz가 있는 이란 서부 지역에 살고 있는데 이란 사람들보다 더
많이 살고 있는 것이다. 아제르바이잔 사람들은 종교적으로는 이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시아파에 (Shiite) 속하지만 인종과 언어로는 터키
사람들과 별 차가 없다.
Tabriz까지 가는 동안 택시 안에서 합승택시 요금 때문에 한참 승강이를 했다.
운전기사와 한 것이 아니고 동행한 터키 사람 승객과 한 것이다. 택시 기사하고 100,000 리알에 흥정이 끝났는데 터키 친구가 내가 흥정한
요금이 100,000 리알이 아니고 10,000 리알이란다. 100,000 리알인데 왜 10,000 리알 이라고 하나,
참 혼돈스러웠다. 이 친구는 100,000 리알이 아니고 왜 10,000 리알인지를 터키 말로 나에게 열심히 설명을 한다. 내가 터키 말을 모른다 하니 다시 더 자세하게 터키 말로 설명을 한다. 더 자세하게 설명을 하면 내가 터키 말을 이해할 수 있다는 듯이. 참 답답한 친구였다. 문제는 "toman"이라는 이란의 비공식
화폐단위 때문이었다. 이란의 공식 화폐 단위는 Iranian rial인데 이란 사람들은 Iranian rial 보다는 toman을 더 많이
쓴단다. 1 toman은 10 Iranian rial이다. 다시 말해서 100,000 Iranian rial은 10,000 toman인 것이다.
나는 택시 운전사와 100,000 Iranian rial에 흥정했는데 동행하던 터키 친구는 그것이 10,000 toman이라고 설명을 하고 있는
것인데 내가 이해를 하지 못했던 것이다. 앞으로 골치 아프게 생겼다. 가격을 얘기할 적마다 Iranian rial인지 toman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잘못하면 1,000 toman을 얘기하는데 10분의 1인 1,000 Iranian rial로 들을 수 있고 1,000 Iranian
rial을 얘기하는데 10배인 1,000 toman으로 들을 수 있는 것이다.
Tabriz에 도착해서 운전사가 어느
호텔로 가느냐고 해서 론리에 나온 Guesthouse Darya 주소를 적어 주었더니 Guesthouse Darya가 아니고 Hotel
Darya에 내려준다. Hotel Darya가 아니고 Bazaar 근처에 있는 Guesthouse Darya라고 했더니 시내에 있는 택시
대기소에 내려 주면서 자기는 Bazaar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며 시내 택시를 타고 찾아가란다. 할 수 없이 시내 택시를 타고 Bazaar 앞에
내려서 Guesthouse Darya를 찾아갔다. 숙소까지 편하게 가는 줄 알았더니 좀 당한 기분이어서
실망스러웠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일본어로 반갑게
맞는다. 한국인이라고 했더니 한국여행객도 많이 온다면서 게스트 북에 한국여행객들이 쓴 글을 보여주며 나도 쓰란다. 나는 게스트하우스를 찾느라고
더워서 땀을 흘리고 있는데 방 줄 생각은 안하고 글을 쓰라니. 간신히 방에 들었는데 론리에 20,000 리알이라고 나와 있는데 그것은 옛날
가격이고 현재 가격은 40,000 리알이란다. 그래봐야 4천 원 정도밖에 안 되는 금액이라 좋다고 하고 들었지만 바가지를 쓰는 기분이었다. 너무
더우니 방 값을 흥정할 힘도 안 났다. 빨리 짐을 풀고 샤워를 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공동으로 쓰는 샤워인데 샤워 값은 따로 받는다.
샤워 요금을 내고 열쇠를 받아서 샤워부터
하려고 샤워장에 들어서는 순간 바람에 문이 쾅하고 닫힌다. 열쇠는 아직 문 밖 열쇠 구멍에 꽂혀 있는데 안에서는 열쇠 없이는 문을 열 수가 없게
되어있다. 갇혀 버린 셈이다. 문을 두드리는데 게스트하우스가 텅 빈 듯 아무도 와서 문을 열어주는 사람이 없다. 어느 영화의 한 장면처럼
되어버렸다. 10여 분 이상 문을 두드려서야 누군가 나타나서 문을 열어준다. 아주 재수 없는
날이다.
샤워를 하고 커피를 끓여 마시며 좀 쉬다가
밖으로 나갔다. 점심도 먹고 유명하다는 Bazaar 구경을 하고 Bazaar 입구에 있는 여행 안내소에 가서 내일 갈 도시 Rasht 버스
스케줄도 얻어야했다. 거리는 매우 복잡했다. 차도를 건너는데 신호등이 없어서 사람들은 차를 피하며 아슬아슬하게 건너간다. 여자들 복장이 금방
눈에 띤다. 하나같이 검은 복장으로 온 몸을 덮었다. 눈만 내놓은 여자들도 있고 얼굴을 내놓은 여자도 있었다. 꼭 그림자 같이 보이기도 하고
거대한 박쥐 같이 보이기도 했다. 여자에게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들은 마음대로 입고 여자들은 왜 중세기 복장을 계속하게 하는가. 한국
같은 나라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데 이 나라는 옛날로 돌아가려고 하고 있는 것 같다.
장래가 암담한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여행 안내소에서 Nasser라는 50대
친구에게 Rasht 버스 스케줄에 관해서 물어보니 적당히 대답을 해버리고는 자기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게스트 북에 외국여행객들이 쓴 글을
보여주면서 자기가 얼마나 외국여행객들을 헌신적으로 도와주고 있는지, 외국여행객들이 얼마나 자기에게 고마워하는지 듣고 있기가 민망할 정도로
자화자찬이다. 여행객들이 쓴 글을 좀 읽어보니 별로 칭찬하는 글도 아니었다. 내가 이란 론리 책이 없는 것을 보고는 (나는 Middle East
론리 책을 들고 다니는데 그 안에 이란 편이 있다) 오래된 이란 론리 책을 꺼내 오더니 나에게 미화 7불에 팔려고 한다. 내가 안 산다고
하니 금방 얼굴 표정이 달라지더니 그 다음부터는 무뚝뚝해져버린다. 괴상한 친구다.
Tabriz Bazaar는 이란에서 제일
크고 오래 된 Bazaar라고 한다. 들어가 보니 정말 고풍스럽다. 1,000년도 더 된 Bazaar라니 한국으로 말하면 신라말기에 세워진
Bazaar이다. 지금으로 말하면 쇼핑몰인 셈이다.
점심은 이 고장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abgusht 라는 음식을 먹었는데 먹을 만 했다. 미국의 비프스튜 같은 음식인데 양철로 만든 조그만 그릇에 1인분씩 따로 넣어서 오븐에 넣어서
요리하는 것 같았다.
이렇게 이란 여행 첫날을 보냈다.
터키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 도시 Dogubayazit에서 이란 국경으로 가는
길
이란 국경, 이란의 정신적 지도자 Khomeini와 그의 뒤를
이은 Khameini의 초상화가 보이는데 별로 기분이 안
좋았다
서부 이란의 관문도시 Tabriz로 가는 길은
대부분 황량한 사막이다 사막 한 가운데 갑자기 나오는 푸른 벌판,
지하수로 생긴 오아시스가 틀림없다 흙으로 지은 농가 건물, 이 지방에는 비는
거의 안 오는 모양이다 Tabriz 시내 풍경, 고도 1,500m
정도에 건조한 기후라 온도가 30도라도 별로 덥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란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오래되었다는
Tabriz Bazaar 1000년 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듯 한 상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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