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영화,음악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1번

應觀 2023. 1. 15. 10:07

생애 마지막 순간, 여러분은 어떤 음악을 듣고 싶은가요?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루빈스타인(1887~1982)은 자신의 장례식에 슈베르트의 현악오중주 C장조 2악장 아다지오를 연주해 달라고 부탁했다지요. 실제로 슈베르트는 바이올린 2대와 비올라, 첼로 2대가 빚어내는 이 애잔하고도 고고한 선율을 완성한 뒤 49일 만에 오스트리아 빈의 허름한 다락방에서 숨을 거뒀다고 합니다. 그의 나이 서른한 살이었죠.


음악회의 메인 연주자는 피아니스트 김선욱이었습니다. 브람스의 피아노협주곡 1번을 연주했는데요, 우람한 풍채만큼 연륜과 깊이가 물씬 느껴지더군요. 이 곡은 18살이던 김선욱이 최연소로 리즈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할 때 결승에서 연주한 곡이라고 하지요. 그 때문에 “김선욱이 졸면서도 치는 곡”으로 알려져 있답니다.


지휘자는 성시연이었습니다. 솔티 콩쿠르, 말러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보스턴 심포니,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 헤바우,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을 잇달아 지휘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은 여성 지휘자죠. 기사로만 읽었지 실제로 본 건 처음인데, 말총머리에 블랙 턱시도를 입고 씩씩하게 걸어나온 그녀가 가슴을 딱 편 채 온 힘을 다해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모습이 그렇게 당당해 보일 수 없더군요. 위트도 넘쳐서, 앙코르곡 베버의 ‘무도회의 권유’에서 연주가 종료되지 않은 상태로 박수가 터져 나오자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객석을 돌아보며 ‘박수 좀 멈춰달라’는 손짓을 해 웃음이 나왔지요. 라벨의 ‘볼레로’, 슈트라우스의 ‘라데츠키 행진곡’까지 신바람나게 마무리한 그녀가 마린 올솝을 잇는 세계적인 지휘자가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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