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선의 남인도 여행기(21) - Trivandrum (계속)
(elsonpark@gmail.com)(http://cafe.daum.net/elsonpark/)
2005년 3월 29일, 화요일, Trivandrum, Vijai Tourist Hotel
(오늘의 경비 U$25: 숙박료 180, 택시 210, 책 U$9 *환율 $1=44 rupee)
오늘 16일 간의 스리랑카 여행을 마치고 항공편으로 Trivandrum으로 돌아왔다. 공항에서 시내까지 택시로 왔다. 릭샤를 탔더라면 100 rupee에 올 수 있었는데 210 rupee를 내고 왔다. 릭샤를 타려면 공항을 빠져나가서 릭샤가 다니는 큰 길까지 걸어가야 하는데 얼마나 먼지도 모르고 가로등이 없는 어둔 길을 걷는 것이 좀 위험하게 생각되어서 택시를 탔다.
택시에서 보이는 Trivandrum 길거리의 밤 풍경은 1950년대의 한국 도시의 길거리 밤 풍경을 아련히 연상시킨다. 무질서하고 혼잡하고 지저분하고. 그러나 그 때는 그런 것을 전혀 느끼지 못했는데 이제는 절실히 느낀다. 사람은 살면서 보는 눈이 수없이 변하는 것 같다. 고대 문명의 선진국 인도는 왜 이렇게 낙후되었을까? 인도 사람들은 인도의 고전 소설 Ramayana에 나오는 사악한 민족 Rakshasa들의 후예들 같이 생각된다. 인도 사람들이 사람으로 안 보이고 아귀 정도로 보이는 것은 내 눈과 마음의 문제일 것이다.
전에 묵었던 Pravin Tourist Home에 찾아가니 빈방이 없단다. 지난번에도 호텔을 잡느라고 애를 먹었는데 이번에도 또 그렇다. 왜 그럴까? 다른 호텔을 알아보려고 Pravin Tourist Home을 나오는데 오늘 스리랑카에서 비행기에 같이 타고 온 외국인 두 명이 들어선다. 그들도 퇴짜를 맞을 것이다. Lonely Planet의 잘못인 것 같다. 주위에 Tourist Home들이 많은데 왜 이곳 같이 항상 만원인 곳을 추천했는지 모르겠다. 이곳은 외국 여행객들 때문에 만원인 곳이 아니고 인도 사람들로 만원인 곳이다. 바로 옆 호텔인 Vijai Tourist Home에 가니 빈방이 있어서 들었다.
2005년 3월 30일, 수요일, Trivandrum, Vijai Tourist Home
(오늘의 경비 US $10: 숙박료 180, 아침 7, 점심 60, 릭샤 10, 10, 10, 인터넷 16, 소포 포장 60, 소포 1kg 53, 기차표 1,913, 기차표 환불 1,873, 환율 US $1 = 44 rupee)
아침에 몇 가지 일을 보러 나갔는데 낭패의 연속이었다. 첫째, 전 번에 잃어버린 인도 Lonely Planet을 사러 갔는데 Kerala 주의 모든 상인들이 파업 중이라 (이유를 물어봤지만 잘 이해를 못 했다) 책방을 포함한 모든 상점들이 문을 닫았다. 3일 동안 파업을 한다니 토요일에나 상점이 연다는 얘기다. 낭패다.
둘째, 날씨가 너무 더워서 남인도에서는 더 이상 여행을 못하겠다. 그래서 이곳을 떠나서 제일 빠른 방법으로 시원한 네팔로 가려고 네팔 국경에 가까운 도시 Gorakhpur로 가는 기차표를 사러 기차역에 갔더니 기차가 오늘 새벽에 떠났고 다음 기차는 4월 3일 일요일에나 있단다. 그러면 이곳에서 4일 밤을 더 자야하는데 그 역시 낭패다. 인도 Lonely Planet이라도 있으면 며칠 도안 Tamil Nadu 주를 대강 구경하고 4월 3일 Chennai에서 Gorakhpur 기차를 타면 되겠는데 Lonely Planet 없이는 Tamil Nadu 주 여행이 너무 힘들 것 같다. 할 수 없이 4월 3일에 떠나는 기차표를 샀는데 "Confirm" 된 기차표도 아니고 4월 2일 밤에 기차역에 다시 와서 정말 탈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기차표이다.
호텔에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비행기로 가는 방법도 있을 텐데 생각을 미처 못 했다. 내일 아침 여행사에 가서 네팔 비행기 편을 알아봐야겠다. 네팔 Lonely Planet는 있으니 네팔 여행을 하는 것은 문제가 없고 인도 Lonely Planet은 네팔 수도 Kathmandu에서는 틀림없이 살 수 있을 것이다. 너무 더워서 잠깐만 나갔다 왔는데도 땀범벅이다. 오늘 찬물 샤워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나는 너무 더우면 아무 것도 못한다.
오늘 한 가지 일을 더 한 것은 필요 없는 책 두 권을 (Ramayana, 스리랑카 Lonely Planet) 한국으로 부쳤다. 이번 여행을 떠나서 세 번째로 한국으로 소포를 보내는 것이다. 세 번 다 친구 사무실로 부쳤다. 배편으로 부쳤는데 도착하는데 2, 3개월 걸릴 것이란다.
어제는 스리랑카 공항 책방에서 불교를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불교 서적을 하나 샀다. 그런데 잘못 산 것 같다. 스리랑카의 Colombo 대학교수가 쓴 책인데 지나치게 이론적이고 불교 이론이 서양 철학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주장하는데 너무 많은 얘기를 한다. 서양 철학뿐만 아니라 서양의 과학, 심리학까지도 비교를 하는데 좀 지나친 주장 같다. 나는 불교와 힌두교와의 차이를 알고 싶은데 저자는 불교와 서양 철학과의 차이를 설명하는데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다. 외국인을 위해서 쓴 책 같다.
길거리 다림질 행상, 별 직업이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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