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이하 현지 시각) 막을 내린 세계 최대 규모 음악 축제 '영국 글래스턴베리' 주인공은 단연 비틀스 출신의 '폴 매카트니'였다. 1970년 시작한 이 축제는 매년 20만명이 모이는 세계 최고 권위 음악 축제로 꼽힌다.
올해 이 축제 헤드라이너(간판 공연자) 명단에는 2020년 그래미상 4관왕 빌리 아일리시, 힙합 가수 최초의 퓰리처상 수상자 켄드릭 라마, 전설적 여가수 다이애나 로스 등이 있었다. 하지만 22일부터 닷새간 이어진 이 축제 전체 관객 중 절반인 10만명이 폴 매카트니 무대로 몰렸다.
◇52년 만에 영국에서 뭉친 존·폴 듀엣
"느낌이 와(I've got a feeling), 내 안 깊숙이 숨겨진 그 느낌이. 오~예!"
25일 밤 영국 서머싯 글래스턴베리 무대에서 폴 매카트니가 '아이브 갓 어 필링'을 불렀다. 곡이 후렴구로 치닫던 순간 갑자기 큰 객석 환호가 터졌다. 무대 뒤편 대형 스크린으로 존 레넌의 생전 모습과 목소리가 담긴 영상이 재생됐고, 거기에 맞춰 폴이 듀엣처럼 노래하기 시작한 것. 1970년 4월 비틀스 해체 후 52년 만에 성사된 존·폴의 영국 합동 공연이었다. 매카트니는 "내게 매우 특별한 순간이다. 가상이란 걸 알지만 존과 다시 노래했다. 우린 다시 뭉쳤다"고 했다.
이 노래는 비틀스가 해체 전 가진 마지막 공연 '1969년 영국 런던 루프 톱(옥상) 콘서트'에서 첫선 보였던 곡. 이 기념비적 곡의 연주를 위해 폴은 다큐멘터리 '비틀스: 겟 백'의 피터 잭슨 감독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1980년 사망한 존의 목소리를 오래된 음반에서 추출해 이번 무대를 꾸몄다.
폴은 이날 솔로곡 '히어 투데이'(1982)도 불렀다. "더는 눈물을 감출 수 없어요/당신을 사랑해요." 존이 죽고 나서 쓴 곡으로 "어린 시절 친구에게 결코 쓸 수 없던 일종의 편지"라고 했다. 폴은 노래 직후 "누군가에게 사랑한다 말하길 미루지 마라"고 했다.
이 공연에선 예정에 없던 미국 록의 전설 브루스 스프링스틴, 록밴드 푸 파이터스 보컬 데이브 그롤의 깜짝 등장도 화제였다. 그룹 너바나 출신인 그롤은 올해 초 푸 파이터스 드럼 연주자이자 절친 테일러 호킨스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무대에서 볼 수 없던 뮤지션. 이들과 무대를 휘젓던 폴은 공연 막바지 우크라이나 국기와 성 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 깃발을 흔들었다.
이날 폴은 비틀스 시절 히트곡은 물론 개인 솔로곡까지 무려 36곡을 3시간 동안 쏟아냈다. 덕분에 관객은 그가 지난 18일 80세 생일을 넘겼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었다.
영국 BBC는 25일 폴이 2014년 미국 컨트리음악의 여왕 '돌리 파튼' 무대 이후 글래스턴베리 역대 최고 모객, 역대 최고령 간판 공연자 기록을 깼다고 보도했다. "손자에게 두고두고 들려줄 기념비적 공연." 이란평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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