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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지천을 따라 경기도와 서울을 관통하는 광역 자전거도로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자전거코스는 용인에서 성남을 지나 서울까지 이어진다. 안양천은 의왕에서 시작해 안양을 관통, 서울 양화대교 부근에서 한강에 합류한다. 중랑천 역시 의정부에서 서울 노원구까지 광역 자전거코스가 단장돼 있다. 이들 코스 중에서도 성남시 탄천에서 한강, 안양천으로 이어지는 70㎞ 자전거도로는 평일에도 자전거 동호회원들로 크게 붐빌 정도다.
이 자전거코스를 조선일보 이재준 기자가 GMC바이크 회원 6명과 함께 9월 26일 일주해 보았다. 코스 난이도는 어떠한지, 위험하지는 않은지, 또 개선할 점은 무엇이 있는지를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자전거부터 헬멧까지 준비 완료
먼저 동호회를 지원하는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자전거전문점 GMC바이크에서 자전거와 헬멧을 비롯한 장비를 지원받았다. GMC바이크 자전거동호회는 같은 이름의 자전거전문점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자전거는 티타늄 소재로 한 손으로 가볍게 들 수 있었다. 가격은 300만원. 기자의 체력 수준을 고려해 가벼운 자전거가 추천됐다. 기자는 30세에 키 168㎝, 몸무게 67㎏으로 평소에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리곤 몸에 꽉 끼는 자전거복과 헬멧을 착용했다. 자전거복은 자전거 안장이 닫는 부분에 얇은 쿠션이 덧대 있었다. 엉덩이를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서다. 자전거헬멧은 구멍이 뚫려 머리에서 나는 땀을 식힐 수 있다. 이날 일주에선 사고 우려가 적은 자전거도로를 시속 15㎞로 천천히 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무릎보호대는 하지 않았다. 동호회원 임창준(43)씨는 "무릎은 회복이 쉽지 않기 때문에 초보자들과 산악자전거를 따는 사람은 무릎 보호대가 필수"라고 말했다.
- ▲ 9월 26일 용인 자전거동호회 GMC바이크 회원들이 억새가 펼쳐진 안양천 자전거도로를 달리고 있다. 이날 회원들은 탄천, 한강, 안양천으로 이어지는 70㎞ 광역자전거도로 코스를 완주했다. /이재준 기자 promejun@chosun.com
오전 10시30분 죽전동 주민자치센터 부근 탄천 자전거도로로 진입했다. 이날은 섭씨 17.5도, 습도는 31도로 전형적인 청명한 가을 날씨였다. 아스팔트가 곱게 깔린 탄천변 자전거도로는 경사가 없어 힘을 안 들이고서도 시속 20㎞로 쭉쭉 달렸다. 탄천변 곳곳엔 코스모스와 갈대밭이 장관을 이뤘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탄천변은 자전거도로와 산책로가 따로 있지만, 보행자들이 폭 2m의 자전거도로를 종종 침범해 부딪치기 십상이었다. 또 중간 중간에 '위험 속도를 줄이시오'라는 푯말은 자전거를 탄 사람 머리 약 1m 위에 설치돼 잘 보이지를 않았다. 탄천 자전거도로변 약 1㎞마다 설치된 화장실도 마찬가지. 둔치 밖에 설치된 데다 안내표시도 없어 눈에 잘 띄지 않았다. 게다가 계단에는 별도의 자전거통로가 설치되지 않아 불편했다.
성남 수정구 복정동에 이르러서야 진출입로에 이정표가 보였다. 성남 수정구 복정동으로 빠진다는 표시와 한강까지 8.6㎞가 남았다는 내용이었다. 성남시에선 진출입로마다 이정표를 작년 말 설치했다고는 하지만,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한강, 강한 맞바람으로 속도 떨어져
자전거를 탄 지 두 시간 만에 한강에 접어들었다. 한강은 바람이 강했다. 페달 밟는 게 힘이 부쳐 페달에서 발이 미끄러지기 일쑤였다. 동호회원 조정근(61세)씨는 "장거리 완주를 위해선 발 앞부분으로 페달을 밟은 채 벌어진 무릎은 최대한 모아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대한 이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하자 그나마 속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언덕도 부담이었다. 언덕 경사는 20도 이하에 길이는 10여m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다리 힘이 빠져 오르막길 중간에서 내려서기 일쑤였다. 오르막길에서 체력이 바닥나는 것을 막기 위해선 기어 조절이 필수. 강한 맞바람에 시속 20㎞를 웃돌던 속력은 시속 12~13㎞를 간신히 유지하기도 힘들었다. 게다가 안장에 닿은 엉덩이 통증은 고역이었다.
하지만 3개월 전부터 1주일에 2번 정도 40㎞ 코스를 달리고 있는 주부 김경아(용인 수지구 죽전동·44)씨는 힘들이지 않고 기자를 100m 이상 앞섰다. 자전거 탄 지 7개월 된 66세의 김영하(남)씨는 느린 속도를 답답해 했다. 조씨는 "숙련자일 경우 시속 30㎞를 유지하기 때문에 이 코스를 3시간 30분이면 충분히 완주한다"고 말했다.
낮 12시30분쯤 서울 한남대교 부근에 와서야 시민공원 편의점에서 산 컵라면과 김밥으로 점심을 때웠다. 이곳까지 오는 동안 자전거도로변에 매점이나 식당이 없었다. 간단한 식사와 음료수를 파는 곳이 중간 중간에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양천서의 마지막 스퍼트
오후 3시 성산대교를 지나 안양천에 접어들자 바람이 뒤에서 잔잔하게 불었다. 이 때문에 한강변에선 시속 12㎞였지만, 안양천에선 시속 22㎞까지 밟을 수 있었다. 또 출발한 지 4시간이 지났지만, 안양천에선 오히려 가뿐하게 페달이 밟혔다.
대학에서 사회체육을 전공하고 동호회 자전거지도를 하고 있는 박성택(44)씨는 "어떤 운동이든 가장 힘든 순간을 넘어서면 그때부턴 몸이 적응해 오히려 덜 힘들게 된다"고 말했다.
잔잔한 바람을 타고 평평한 자전거도로를 달린 끝에 오후 4시30분 목적지인 안양대교에 도착했다. 출발한 지 6시간 만이었다.
자전거에서 내리자 졸음이 몰려왔다. 허벅지 안쪽이 결려 보행이 편하지가 않았다. 엉덩이 통증은 그날 내내 가시지 않았다. 하지만, 시원한 날씨 덕에 땀이 나지 않아 개운했다. 이날 운동으로 몸무게는 500g이 줄어들었음을 목욕탕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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