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장구서(大學章句序)
大學之書는 古之大(太)學에 所以敎人之法也라 蓋自天降生民으로 則旣莫不與之以仁義禮智之性矣언마는 蓋;덮을 개. 旣;이미 기.
《대학(大學)》의 책은 옛날 태학(太學)에서 사람을 가르치던 법이다. 하늘이 생민(生民)[사람]을 내림으로부터 이미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성(性)을 부여(賦與)하지 않음이 없건마는,
然이나 其氣質之稟이 或不能齊라 是以로 不能皆有以知其性之所有而全之也라 稟;줄 품. 내려주다.
그 기질(氣質)을 받은 것이 혹 똑같지 못하다. 이 때문에 모두 그 본성(本性)의 소유(所有)함을 알아 온전히 함이 있지 못한 것이다.
一有聰明睿智能盡其性者 出於其間이면 則天必命之하사 以爲億兆之君師하여 使之治而敎之하여 以復其性케하시니 睿;깊고 밝을 예.
한 사람이라도 총명(聰明)하고 예지(叡智)하여 능히 그 본성(本性)을 다한 자가 그 사이에 나옴이 있으면, 하늘이 반드시 그에게 명하시어 억조 만백성의 군주와 스승으로 삼아, 그로 하여금 백성을 다스리고 가르쳐서 그[백성] 본성(本性)을 회복하게 하시니,
此는 伏羲神農黃帝堯舜所以繼天立極이요 而司徒之職과 典樂之官을 所由設也라
이는 복희(伏羲)·신농(神農)·황제(黃帝)·요(堯)·순(舜)이 하늘의 뜻을 잇고, 극(極)[법칙]을 세운 것이요, 사도(司徒)의 직책과 전악(典樂)의 벼슬을 이 때문에 설치한 것이다.
三代之隆에 其法寖備하니 然後에 王宮國都로 以及閭巷히 莫不有學하여 人生八歲어든 則自王公以下로 至於庶人之子弟히 皆入小學하여 而敎之以灑掃應對進退之節과 禮樂射御書數之文하고
隆;클 융. 寖;잠길 침. 점점. 閭;마을의 문 려. 巷;거리 항. 灑;뿌릴 쇄.
삼대(三代)의 융성했을 때에 그 법이 점점 갖추어졌으니, 그러한 뒤에 왕궁(王宮)과 국도(國都)로부터 여항(閭巷)[시골 마을]에 이르기까지 학교(學校)가 있지 않은 곳이 없어, 사람이 태어난 지 8세가 되면 왕공(王公)으로부터 이하로 서인(庶人)의 자제(子弟)에 이르기까지 모두 소학교(小學校)에 들어가서 물 뿌리고 쓸며, 응하고 대답하며, 나아가고 물러가는 예절과 예(禮)·악(樂)·사(射)·어(御)·서(書)·수(數)의 글을 가르치고,
及其十有五年이어든 則自天子之元子衆子로 以至公卿大夫元士之適(嫡)子와 與凡民之俊秀히 皆入大學하여
適;갈 적. 시집. 俊;준걸 준. 秀;빼어날 수.
15세에 이르면 천자(天子)의 원자(元子)·중자(衆子)로부터·공(公)·경(卿)·대부(大夫)·원사(元士)의 적자(嫡子)와 모든 백성의 준수(俊秀)한 자에 이르기까지 모두 태학(太學)에 들어가서
而敎之以窮理正心修己治人之道하니 此又學校之敎에 大小之節이 所以分也라 窮;다할 궁.
이치를 궁구하고 마음을 바루며 몸을 닦고 사람을 다스리는 도(道)[방법]를 가르쳤으니, 이는 또 학교(學校)의 가르침에 크고 작은 절차가 나누어진 이유이다.
夫以學校之設이 其廣如此하고 敎之之術이 其次第節目之詳이 又如此로되 而其所以爲敎는 則又皆本之人君躬行心得之餘요 不待求之民生日用彛倫之外라 詳;자세할 상. 躬;몸 궁. 餘;남을 여. 待;기다릴 대. 彛;떳떳할 이.
학교(學校)의 설치가 그 넓음이 이와 같고, 가르치는 방법이 그 차례와 절목(節目)의 상세함이 또 이와 같되, 그 가르침을 하는 것은 또 모두 인군이 몸소 행하고 마음에 얻은 나머지에 근본하고, 민생(民生)이 일상 생활하는 이륜(彛倫)의 밖에 구함을 기다리지 않았다.
是以로 當世之人이 無不學하고 其學焉者 無不有以知其性分之所固有와 職分之所當爲하여 而各俛焉以盡其力하니
이러므로 당세의 사람들이 배우지 않은 이가 없었고, 배운 자들은 그 성분(性分)에 고유(固有)한 바와 직분(職分)에 당연(當然)한 바를 알아서 각기 힘써 그 힘을 다하지 않음이 없었다.
此古昔盛時에 所以治隆於上하고 俗美於下하여 而非後世之所能及也라. 及周之衰하여 賢聖之君不作하고 學校之政不修하여 敎化陵夷하고 風俗頹敗하니 時則有若孔子之聖이사도 而不得君師之位하여 以行其政敎하시니 於是에 獨取先王之法하여 誦而傳之하여 而詔後世하시니
昔;예 석. 옛날. 隆;클 융. 衰;쇠할 쇠. 陵;무덤 능. 頹;무너질 퇴.誦;욀 송. 詔;고할 조.
이는 옛날 융성할 때에 정치가 위에서 높고, 풍속이 아래에서 아름다워, 후세(後世)에서 능히 따를 바가 아닌 소이(所以)이다. 주(周)나라의 쇠함에 미쳐 어질고 성(聖)스러운 군주(君主)가 나오지 못하고, 학교(學校)의 정사가 닦아지지 못하여 교화(敎化)가 능이(陵夷)[침체]되고 풍속(風俗)이 무너지니, 이때에는 공자(孔子) 같은 성인(聖人)이 계셔도 인군과 스승의 지위를 얻어 정사와 가르침을 행할 수 없었다. 이에 홀로[다만] 선왕(先王)의 법(法)을 취하여, 외워 전하여 후세(後世)를 가르치시니,
若曲禮少儀內則弟子職諸篇은 固小學之支流餘裔요 而此篇者는 則因小學之成功하여 以著大學之明法하니 外有以極其規模之大하고 而內有以盡其節目之詳者也라 裔;후손 예. 옷자락. 著;분명할 저. 드러나다.
〈곡례(曲禮)〉·〈소의(少儀)〉·〈내칙(內則)〉·〈제자직(弟子職)〉 같은 여러 책은 진실로 소학(小學)의 지류(支流)와 여예(餘裔)이며, 이 책은 소학(小學)의 성공(成功)을 인하여 대학(大學)의 밝은 법을 드러내었으니, 밖으로는 그 규모(規模)의 큼을 다함이 있고, 안으로는 그 절목(節目)의 상세함을 다함이 있다.
三千之徒가 蓋莫不聞其說이언마는 而曾氏之傳이 獨得其宗일새 於是에 作爲傳義하여 以發其意러시니 及孟子沒而其傳泯焉하니 則其書雖存이나 而知者鮮矣라. 自是以來로 俗儒記誦詞章之習이 其功倍於小學而無用하고
蓋;덮을 개. 曾;일찍 증. 泯;망할 민. 鮮;고울 선. 儒;선비 유. 誦;욀 송. 倍;곱 배.
삼천명(三千名)의 문도(門徒)가 그 말씀을 듣지 않은 이가 없건마는 증씨(曾氏)의 전함이 홀로 그 종통(宗統)을 얻었다. 이에 전의(傳義)를 지어 그 뜻을 발명했었는데, 맹자(孟子)가 별세함에 미쳐 그 전함이 끊기니, 그 책이 비록 남아 있으나 아는 자가 적었다. 이로부터 이래로 속유(俗儒)들의 기송(記誦)과 사장(詞章)의 익힘이 그 공부가 소학(小學)보다 배가 되었으나 쓸 데가 없었고,
異端虛無寂滅之敎 其高過於大學而無實하고
이단(異端)의 허무(虛無)[노장(老莊)], 적멸(寂滅)[불법(佛法)]의 가르침은 그 높음이 대학(大學)보다 더하였으나 실제가 없으며,
其他權謀術數一切以就功名之說과 與夫百家衆技之流 所以惑世誣民하여 充塞仁義者가 又紛然雜出乎其間하여 誣;무고할 무. 塞;변방 새, 雜;섞일 잡.
기타 권모술수(權謀術數)로서 일체 공명(功名)을 이루는 학설(學說)과 백가(百家) 중기(衆技)의 부류들이 세상을 혹하게 하고 백성을 속여 인의(仁義)를 막는 자들이 또 분분(紛紛)하게 그 사이에 섞여 나와서
使其君子로 不幸而不得聞大道之要하고 其小人으로 不幸而不得蒙至治之澤하여 晦盲否塞하고 反覆沈痼하여 以及五季之衰而壞亂極矣라.
蒙;입을 몽. 澤;못 택. 윤이 나다. 晦;그믐 회. 覆;뒤집힐 복. 痼;고질 고. 壞;무너질 괴.
군자(君子)[위정자]로 하여금 불행하게 대도(大道)의 요체(要諦)를 얻어 듣지 못하게 하고, 소인(小人)[백성]으로 하여금 불행하게 지치(至治)의 혜택을 얻어 입지 못하게 하여, 회맹(晦盲)하고 비색(否塞)하며 반복(反復)하고 침고(沈痼)하여, 오계(五季)의 쇠함에 미쳐 무너지고 혼란함이 지극하였다.
天運循環하여 無往不復일새 宋德隆盛하여 治敎休明하시니 於是에 河南程氏兩夫子出하사 而有以接乎孟氏之傳이라 實始尊信此篇而表章之하시고 旣又爲之次其簡編하여 發其歸趣하시니
循;좇을 순. 돌다. 尊;높을 존. 簡;대쪽 간. 편지. 編;엮을 편. 趣;달릴 취.
천운(天運)이 순환(循環)하여, 가고 돌아오지 않음이 없다. 그리하여 송(宋)나라의 덕(德)이 융성하여 정치와 교육이 아름답고 밝았다. 이에 하남정씨(河南程氏) 두 부자(夫子)[명도(明道)·이천(伊川)]가 나오시어 맹씨(孟氏)의 전통을 접함이 있었다. 그리하여 실제로 처음 이 책을 높이고 믿어 표장(表章)하시고, 또 이를 위하여 그 간편(簡編)을 차례하여 귀취(歸趣)를 밝히시니,
然後에 古者大學敎人之法과 聖經賢傳之指가 粲然復明於世하니 雖以熹之不敏으로도 亦幸私淑而與有聞焉호라
粲;정미 찬. 선명. 깨끗.
그러한 뒤에야 옛날 태학(太學)에서 사람을 가르치던 법과 성경현전(聖經賢傳)의 뜻이 찬란하게 다시 세상에 밝아지니, 비록 나[희(熹)]의 불민(不敏)함으로도 또한 다행히 사숙(私淑)하여 들음에 참여하였노라.
不敏(불민);둔하고 재빠르지 못하다.
私淑(사숙); 사(私)는 절(竊), 즉 `남몰래 마음속으로`라는 뜻이고, 숙(淑)은 선(善)의 뜻으로, 자기가 존경하는 사람에게 직접 수업을 받을 수 없을 때 마음속으로 그 사람을 스승으로 삼거나 그의 책을 덕(德) 닦는 바탕으로 삼는 것을 사숙이라 한다.
『맹자(孟子)』 「이루하(離婁下)」에 `나는 공자의 문인이 될 수 없었기 때문에 남을 통해서 사숙했다`라고 한 말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는 맹자(孟子)가 직접 공자의 문하에서 공부할 수는 없었으나 공자가 끼친 유풍(遺風)이 아직 남아 있었고, 또 공자의 학문을 전할 수 있는 자가 아직 있었기 때문에 그 사람을 통해서 배웠으며, 홀로 은근히 그 몸을 닦을 수 있었다는 것을 말한 것으로, 사숙이 학문·지식상의 문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顧其爲書 猶頗放失일새 是以로 忘其固陋하고 采而輯之하며 間亦竊附己意하여 補其闕略하고 以俟後之君子하노니 極知僭踰無所逃罪어니와 然이나 於國家化民成俗之意와 學者修己治人之方엔 則未必無小補云이니라.
頗;자못 파. 약간, 조금. 陋;좁을 루. 采;캘 채. 輯;모을 집. 竊;훔칠 절. 闕;대궐 궐.
俟;기다릴 사. 僭;참람할 참. 거짓. 어긋남. 踰;넘을 유. 逃;달아날 도. 補;기울 보. 보수. 돕다.
다만 그 책이 아직도 일실(佚失)됨이 많았다. 그러므로 그 고루(固陋)함을 잊고, 뽑아 모으며 사이에 또한 나의 의견을 붙여 궐략(闕略)[빠진 부분]을 보충하고 후세(後世)의 군자(君子)를 기다리노니, 참람하고 주제넘어, 그 죄(罪)를 도피할 수 없음을 지극히 알고 있으나, 국가(國家)의 백성을 교화하고 풍속을 이루려는 뜻과 배우는 자들의 몸을 닦고 사람을 다스리는 방법에 있어서는 다소의 도움이 없지 않을 것이다.
淳熙己酉二月甲子에 新安朱熹는 序하노라.
순희(淳熙) 기유(己酉) 2월(月) 갑자일(甲子日)에 신안(新安) 주희(朱熹)는 서(序)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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