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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 샤피로의 "상속"

應觀 2022. 3. 27. 11:08

저는 날마다 같은 시간에 자리에 앉아 영감(靈感)의 길목에 저를 내려놔요, 정말 관심이 있어서 묻는 사람에게는 종종 이렇게 답해준다. 내가 자리에 앉지 않으면, 거기서 작업하고 있지 않으면 영감은 나를 그대로 스쳐 지나갈 것이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파티가 벌어지는 장소 맞은편에 바로 그 남자가 있는데, 머저리에 불과한 데이트 상대에게 빠진 여자가 그 남자를 절대로 보지 않는 것처럼."

미국 소설가 대니 샤피로(60)의 책 '계속 쓰기: 나의 단어로'(마티)에서 읽었습니다. "글을 쓸 때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요?"라는 주변의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많은 사람이 작가들에게는 영감을 얻는 특별한 비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샤피로의 답은 의외로 '성실함'과 '꾸준함'에 있었습니다. 실제로 그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상점이 영업일을 지키듯 착실하게 작업한다네요.

샤피로는 1990년 뉴욕의 자그마한 방에서 쓴 첫 소설로 데뷔했고, 다섯 권의 소설과 다섯 권의 회고록을 썼습니다. 2019년 출간한 아버지에 대한 회고록 '상속'이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었지요. '계속 쓰기'는 2013년에 미국에서 나온 책으로 글쓰기 작법보다는 글쓰는 사람의 '태도'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반짝이는 창의성과 마찬가지로 '엉덩이가 무거운 것' 역시 예술가의 재능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감 날마다 되새기고 싶은 구절을 옮겨 적어 봅니다. "글을 쓰려고 앉았다면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이 몇 가지 있다. 전화 받지 않기. 이메일 확인하지 않기. 철자가 헷갈리는 단어 확인을 포함해서 어떤 이유에서건, 글쓰기를 미룰 뿐인 자료 조사라는 미명 아래 인터넷 접속을 하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