應觀 2021. 11. 16. 10:19

꽃 이름을 알려주는 앱 모야모를 보다가 구골목서가 인기 질문 랭킹 2위에 오른 것을 보고 좀 놀랐습니다. 구골목서는 웬만한 사람은 이름도 생소한, 주로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나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남천이나 산국·산수유 같은 전통적인 강호를 누르고 꽃 검색 2위까지 오른 겁니다. 1위는 소국이었습니다.

15일 꽃이 핀 구골목서.

구골목서는 구골나무와 목서(은목서)의 교잡종이라 먼저 부모인 구골나무와 목서(은목서)를 알아봐야합니다. 목서는 꽃 향기가 진하고 주로 잎에 가시가 달린 나무에 붙이는 이름입니다. 중국에선 향긋한 꽃을 피우는 목서 종류를 계(桂)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동요 ‘반달’에 나오는 계수나무는 중국 설화를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 계수나무는 우리가 아는 단풍 드는 계수나무가 아니라 바로 목서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목서는 목서 속(屬) 나무의 총칭이기도 하고 목서(Osmanthus fragrans)라는 종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목서라는 종은 잎이 밋밋하거나 상반부에만 미세한 톱니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금목서와 은목서는 목서의 변종(var.)입니다. 금목서는 금색이 나는, 노란색 또는 등황색 꽃이 피고 향기가 아주 좋습니다. 샤넬 No.5 향수의 원료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입니다.
금목서. /사진 박승천(우리나무 비교도감 저자)

은목서는 하얀색 꽃이 핍니다(국가표준식물목록에 나오는 은목서는 목서와 다른 종인데, 목서 분류 체계는 블로그 ‘낙은재’에 나오는 방식이 합리적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은 이 분류 방식에 따랐습니다).

은목서. 완도수목원. /사진 박승천(우리나무 비교도감 저자)

다음으로 구골나무가 있습니다. 구골나무는 잎이 작고, 같은 가지에 날카로운 큰 톱니가 있는 것(어린 잎)과 톱니가 전혀 없는 것이 섞여 있습니다. 꽃은 흰꽃이 피는데, 꽃잎이 뒤로 말리고 두 수술이 긴 것이 특징입니다.

 
창경궁 대온실 구골나무. 잎에 날카로운 큰 톱니가 있다. 전혀 없는 잎도 있다.

 구골목서는 구골나무와 목서(은목서)의 교잡종입니다. 그래서 두 나무의 중간쯤에 해당하는 특징들을 갖고 있습니다. 구골나무와 은목서 둘 다 꽃이 흰색이니 흰꽃이 피는데, 꽃잎이 뒤로 말리지 않습니다. 잎도 구골나무와 은목서의 중간쯤입니다. 구골나무는 잎에 날카로운 큰 가시가 있고 목서(은목서)는 잎이 밋밋하거나 상반부에만 미세한 톱니가 있다고 했는데, 구골목서는 톱니가 촘촘하고 대신 톱니 길이는 짧습니다. 잎 크기도 구골나무<구골목서<은목서 순입니다.

꽃이 핀 구골목서. 톱니가 촘촘하고 대신 톱니 길이는 짧다.

이 구골목서를 남부지방에서 공원이나 아파트 조경할 때 많이 심은 모양입니다. 아파트 조경을 할 때 대전을 기준으로 이북엔 자작나무 등 추위에 강한 나무를, 이남엔 배롱나무와 목서 종류를 많이 심는다고 합니다. 기후가 따뜻해지면서 이 구골목서가 서울 등 중부권에까지 진출했습니다. 15일 아침 서울 마포구의 대단지 아파트 화단에서도 아래 사진처럼 구골목서가 잘 자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대신 꽃이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나무처럼 풍성하지 않고 몇 송이 달리는 정도였습니다.

15일 서울 마포의 한 대단지 아파트 화단에서 잘 자라는 구골목서. 꽃도 피었다.

이처럼 구골목서가 남부지방을 장악하고 수도권까지 진출하는데다, 요즘같이 꽃이 귀한 시기에 꽃이 피어 있으니 시선을 확 끌고, 더구나 향기가 강하니 호기심까지 생겨 꽃검색 순위에 오른 것 같다는 것이 전문가들 얘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