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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선의 남인도 여행기(30) - Rameswaram

應觀 2017. 8. 28. 17:05



 

 박일선의 남인도 여행기(30) - Rameswaram 

(elsonpark@gmail.com)(http://cafe.daum.net/elsonpark/) 
Map 4a.JPG

2005년 8월 4일, 목요일, Madurai, Sree Devi Hotel

 

(오늘의 경비 US $5: 숙박료 180, 점심 37, 코코넛 7, 책 10, 환율 US $1 = 44 rupee)

 

오늘 단체관광으로 Rameswaram 관광을 다녀왔다. Rameswaram은 인도와 스리랑카 사이에 위치한 Adam's Bridge 군도 중 첫 번째 섬에 위치한 도시다. Adam's Bridge는 인도의 고전소설 Ramayana의 주인공 Rama에 관한 전설이 많은 곳이다. Rama가 Lanka의 왕 Ravana를 치기 위해서 스리랑카 섬으로 가기 위해서 놓은 징검다리가 Adam's Bridge라는 것이다. 스리랑카에는 Adam's Peak도 있어서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는 몰라도 스리랑카 섬이 성경에 나오는 아담과 이브가 살았던 에덴동산이 있던 곳이라는 얘기도 있다.

 

Rameswaram 관광은 복잡하기만 하고 별로 즐기지 못한 관광이었다. 내가 탄 관광버스는 Madurai에서 호텔을 전전하면서 손님들을 태우는데 30분을 소비하고 Rameswaram까지 가는데 4시간, 돌아오는데 4시간, 그리고 Rameswaram에서 2시간을 보냈다. 버스 안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낸 셈이다. 버스 좌석은 한 군데도 빈 곳이 없었지만 그리 불편하지는 않았다. 인도 관광버스는 항상 완전히 만원으로 다니는데 외국인은 거의 안 보인다. 다행히 이 버스에는 TV가 없어서 골 때리는 음악 비디오는 없었다. 대신 버스 기사의 곡예 운전이 있었다. 고속으로 달리면서 앞차를 아슬아슬하게 추월하고 사람, 동물, 자전거도 아슬아슬하게 피해갔다. 아찔아찔할 때가 여러 번 있었다. 버스에는 안전벨트도 없다.

 

결국 돌아올 때 사고를 냈다. 차도를 건너는 염소 한 마리를 친 것이다. 버스가 시속 60km 정도로 달리는데 염소 한 마리가 버스 앞으로 길을 건너갔다. 버스가 경적을 울려도 염소는 들은 척도 안 하고 유유히 길을 건너갔다. 차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계속 달렸다. 버스가 정지하려고 했다면 충분히 정지할 수 있는 거리였고 염소가 아니고 사람이었다면 충분히 버스를 피할 수 있는 거리였다. 그러나 버스도 염소도 양보가 없었다. 결국 쿵하는 소리와 함께 버스가 기우뚱하면서 달렸는데 버스 뒤쪽으로 보니 잠시 전에 길을 건너던 염소가 길에 쓰러져있었다. 혹시 염소가 기절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치여서 죽은 것이 확실했다. 한 생명이 생사의 경계선을 넘은 순간이었다. 버스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속도를 줄이지도 않고 멈추지도 않고 그냥 달렸다. 오늘 이곳 어느 집에서 염소고기 파티가 벌어졌을 것이다.

 

오늘도 30도가 훌쩍 넘는 습하고 더운 날씨다. 나는 반바지, 티셔츠에 샌들 차림이고 바람이 좀 있어서 견딜 만했다. Rameswaram 가는 길은 아름다웠다. 가로수들이 우거진 길이 아름답고 길 주위 농촌 경치도 아름답다. 의외로 교회와 공동묘지가 자주 보인다. 내 옆 창가 자리에 않은 50대 인도 남자는 기독교 교회를 지날 때도 힌두교 사원을 지날 때도 손으로 합장을 한다. 종교는 무슨 종교이건 믿어두어서 나쁠 것 없다는 생각인 것 같았다. 지금 읽고 있는 책 “India: A Million Mutinies Now”에도 인도 사람들 대부분 그런 식의 종교관을 가지고 있다고 쓰여 있다.

 

Rameswaram의 제일 중요한 사원인 Ramanathasway Temple은 너무 복잡해서 조그만 사원이 있는 바닷가로 나갔다. 사원을 보러 간 것이 아니고 혹시 Adam's Bridge의 다른 섬들이 보이나 하고 간 것이다. 바닷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고 바닷물에서 목욕을 하는 사람들, 바닷가에 앉아서 힌두교 puja 예식을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북인도 도시들 Haridwar와 Gangotri에서 본 예식이다. Haridwar와 Gangotri에서는 사람들이 Ganges 강물에 목욕을 했는데 이곳에서는 바닷물에 목욕을 한다. Ganges 강물처럼 이곳 바닷물도 성스러운 물인 모양이다. 힌두교에서는 성스러운 물에 몸을 닦는 것은 지은 죄를 닦아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믿는 것 같다. 죄 짓고 강물이나 바닷물에 지은 죄를 씻어내고, 힌두교는 참 편리한 종교이다.

 

Rameswaram을 끝내고 Madurai에 돌아와서 관광버스에서 내려서 숙소를 찾아가느라고 좀 애를 먹었다. 영어를 못하는 버스 차장이 찾아가는 길을 잘 가르쳐 주지 않았고 숙소 건물이 거대한 힌두교 사원 뒤쪽에 있어서 바로 지척에 있는데도 한참을 찾았다. 힌두교 사원을 통해서 찾아갔는데 쇼핑몰 같이 큰 사원 내부에는 사람도 많고 볼거리도 많았다. 그러나 별로 흥미가 없어서 대강 보면서 지나쳐서갔다.

 

오늘 신문에 얼마 전 기차 테러로 사람이 여러 명 죽은 기사가 났는데 정부에서 사망자 가족들에게 10만 rupee (약 2백만 원) 보상금을 지급했는데 가족들이 현금을 거절하고 수표를 요구했다는 기사였다. 현금으로 받으면 집으로 가는 도중에 십중팔구 강도에게 털리거나 재수 없으면 목숨까지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수표를 요구했단다. 힌두교에서는 세상이 말세가 되면 세상이 끝나고 새로운 세상이 시작된다고 믿고 있는데 많은 힌두교 교인들이 지금 인도는 말세에 있다고 믿는단다.

 

오늘 버스에 같이 타고 갔던 인도 관광객들 중에 잘생긴 젊은 커플이 있었다. 버스 안에서 새로 산 Ramakrishna 일대기 책을 읽고 있는데 남자가 무슨 책을 읽느냐고 묻는다. 책을 보여주면서 대화가 시작되었는데 그동안 나에게 관해서 궁금했었던 것을 알기 위해서 질문을 해온다. 자기네는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 혼자 여행을 하느냐, 얼마나 오래 동안 여행을 하고 있느냐, 어디를 갔었느냐, 어디를 갈 것이냐, 직업이 무엇이냐, 월급이 얼마냐, 등등 끝없이 묻는다. 제일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은 “How do you like India?”이다. 인도의 어떤 점을 좋아하느냐는 질문인데 “Fascinating country. Lots of diversity.” 등으로 얼버무리는 식으로 대답한다. “I don’t like India.”하고 솔직히 대답하면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 그러나 그렇게 대답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오늘 7월 달에 쓴 경비를 계산해보니 모두 $340을 썼는데 하루에 평균 $11인 셈이다. 인도 여행은 아주 싸게 드는데 그것은 참 좋다.

   

Rameswaram 가는 길은 아름답다

 

쓰레기를 뒤지고 있는 새끼 돼지들

 

거대한 양의 땔감을 끌고 가고 있는 소의 뿔이 특이하게 생겼다

 

Rameswaram에 타고 간 버스

 

소 두 마리가 끌고 가는 우차

 

긴 다리를 건너서 Rameswaram으로 들어가고 있다

 

Rameswaram이 있는 섬

 

아담한 해변마을 같다

 

Rameswaram의 중심 사원인 Ramanathasway Temple

 

Ramanathasway Temple 입구는 혼잡스럽기 짝이 없다

 

사원에 온 사람들을 도와주겠다는 경찰이 사람 때리는 막대기는 왜 가지고 있나

 

힌두교 사원 근처에는 항상 구걸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바닷가 풍경

 

바닷물에 목욕을 해서 죄를 씻으러 온 사람들

 

바닷가에 앉아서 힌두교 puja 예식을 하고 있는 사람들

 

잘 차려 입은 힌두교 교도

 

머리에 노란 칠을 한 것도 예식의 일종인 모양이다

 

몸에 칠을 하는 종교 예식은 맘에 안 든다

 

유창한 영어와 이국적인 용모와 복장으로 힌두교를 구미 여러 나라에 처음으로 소개해서 유명해진 Vivekenanda

 

Vivekenanda와 “신을 봤다는” 그의 스승 Ramakrishna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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