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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선의 남인도 여행기(14) - Halebid, Belur 힌두교 사원

應觀 2017. 8. 17. 23:26


 

 박일선의 남인도 여행기(14) - Halebid, Belur 힌두교 사원 

(elsonpark@gmail.com)(http://cafe.daum.net/elson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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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3월 1일, 화요일, Hassan, Vaishnavi Lodging

 

(오늘의 경비 US $8: 숙박료 150, 점심 25, 저녁 52, 바나나 4, 버스 17, 45, 신문 3, 인터넷 30, 환율 US $1 = 44 rupee)

 

아침에 지난 6일을 묵었던 Honey Valley Estate를 떠났는데 꼭 시골 친척집에 머물다가 떠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Suresh의 전 가족의 환송을 받고 농장 지프차를 타고 Kabbinakad Junction에 있는 버스 정류장으로 갔는데 나 외에도 일본에서 4년째 영어를 가르친다는 미국 청년, 벨기에 부부, 그리고 농장집 주인 Suresh의 장남과 차녀가 함께 탔다.

 

Suresh 차녀는 학교에 가는 길인데 Kabbinakad Junction에서 버스를 타고 간단다. 장남은 Mangalore 있는 대학에서 호텔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는데 졸업하면 약 4년간 큰 도시에 있는 호텔에 취직해서 실무 경험을 쌓은 다음에 집으로 돌아와서 Honey Valley Estate 숙박업 경영을 맡을 생각이란다. Honey Valley Estate룰 더 확장해서 외국 여행객과 인도 IT 산업의 중심지인 Bangalore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을 더 유치할 생각이란다.

 

Kabbinakad Junction에 도착해서 버스를 기다려서 탔는데 버스는 등교하는 초등학교 학생들로 만원이었다. 기특한 한 학생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나보고 앉으라고 해서 앉아서 갔다. Kakkabe에서 학생들이 모두 내릴 때까지 학생들과 얘기를 하면서 갔다.

 

버스가 오전 10시 반쯤 Madikeri에 도착해서 12시에 떠나는 Hassan 버스에 올랐다. 미리 버스 시간을 알아놓았기 때문에 버스 타는 것은 쉬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날씨도 선선해서 좋았는데 거지 한 친구가 좀 힘들게 굴었다.

 

오후 3시 45분경에 Hassan에 도착해서 Lonely Planet에 소개된 버스 정류장에서 150m 떨어진 호텔로 걸어가서 들었는데 그 동안 인도에서 묵었던 호텔 중에 제일 좋다. 전용 욕실도 있고 TV에는 CNN이 나오고 프라이버시도 있고 전망도 괜찮다. 서향인 것이 좀 흠이지만 그만하면 만족이어서 2일치 방 값을 미리 냈다.

 

시골로 갈수록 영어 간판이 점점 없어지고 현지 언어 간판으로 바뀐다. 그래도 영어를 하는 사람을 찾아서 필요한 것을 물어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Suresh 가족과 작별 인사를 하면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2005년 3월 2일, 수요일, Hassan, Vaishnavi Lodging

 

(오늘의 경비 US $6: 숙박료 150, 점심 45, 식료품 14, 버스 11, 6, 17, 릭샤 10, 환율 US $1 = 44 rupee)

 

이 고장 남자들은 치마 같은 하의를 입는다. 주로 흰색이나 청색 계통인데 발목까지 내려오도록 길게 입다가 필요할 때는 무릎 위까지 접어서 짧게 입기도 하는데 아주 편리해 보인다. 가끔 양복 하의를 입은 사람이 보이는데 치마 하의가 훨씬 더 편해 보인다.

 

오늘은 Hassan 부근 Halebid와 Belur에 있는 Hoysala 제국 때 (1026-1343) 세워진 유명한 힌두교 사원들 구경을 다녀왔다. 두 곳 다 Hoysala 제국의 수도였던 곳이다.

 

아침 7시 반쯤 버스 정류장에 나가서 5분 정도 기다려서 Halebid 가는 버스를 탔다. 한 시간 반 정도 시골길을 시원스럽게 달려서 Halebid에 도착했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가 구경하려는 힌두교 사원이 보인다. 한 200m 떨어진 곳에 막 장이 서고 있어서 먼저 장 구경을 했다. 한국의 옛날 5일장 같은데 널찍한 운동장 같은 공터에서 야채, 과일, 곡식, 잡화, 식기, 밧줄, 부대 등을 판다. 땅바닥에 놓고 파는 사람들도 있고 간단한 천막을 쳐놓고 파는 사람들도 있다.

 

버스 정류장에는 거지 서너 명이 있다가 나를 보고 덤벼든다. 뿌리치느라고 애를 먹었다. 이들은 주로 외국 여행자들을 표적으로 삼는 것 같은데 애들은 초콜릿을 달라고 하고 어른들은 돈을 달라고 한다. 거지가 아닌 학생들도 무엇이던지 선물로 달라고 한다. 인도의 구걸 문화는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남에게 돈이나 물건을 달라는 것과 자존심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듯이 행동한다. 외국 사람들에게만 그러는 것 같은데 인도의 오랜 식민지 역사 때문일까? 힌두교 영향도 있는 것인가?

 

시장 구경을 끝내고 사원으로 갔는데 입장료가 없다. 입장료가 왜 없을까? 외국인에게만 100 rupee 정도를 받을 수도 있을 텐데. 사원으로 들어가는데 기념품 사라고 두어 명이 달라붙는다. 안 산다고 해도 계속 따라 붙다가 정 안 살 것 같으니 마지막으로 하는 소리가 "Maybe later?"다. 다른 곳에서도 많이 듣는 소린데 무심코 "Okay.' 했다가는 나중에 큰 낭패를 본다. 절대 okay나 yes를 하면 안 되고 계속 no 해야 된다. Okay나 yes라고 했다가는 구경하고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다시 달라붙어서 아까 산다고 했다고 우기면서 더 강하게 달라붙는다.

 

힌두교 사원 안은 조용했다. 제법 넓은 경내에 사람이 거의 없다. 규모는 별로 크지 않았지만 조각이 정교하기 이를 데 없었다. 나는 힌두교 사원은 주로 밖에서만 보고 안에는 거의 안 들어간다. 사원 안은 너무 어두워서 별로 보이는 것도 없고 보이는 것이 있어도 이해도 못하고 흥미도 없다. 어두워서 사진도 찍을 수 없다. 플래시 사진은 어쩐지 찍기 싫다.

 

Halebid 힌두교 사원 구경을 끝내고 17km 떨어진 Belur에 있는 사원 구경을 가려고 버스 정류장으로 가니 한 친구가 어디로 가느냐고 물어서 Belur로 간다고 하니 자기 택시를 타고 가잔다. 적어도 200 rupee는 요구할 것이다. 한국 돈으로 5천 원 정도다. 그러나 버스로 가면 불과 6 rupee이다. 버스로 간다고 했더니 가버린다.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5분 후에 또 와서 다시 택시로 가잔다. 혹시 그 동안에 내가 마음을 바꾸지 않았나 테스트해 보는 것이다. 좀 귀찮다는 어조로 "버스, 버스" 했더니 자기도 불만이라는 어조로 "버스, 버스" 내 흉내를 내고 가버린다.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시골길을 달려서 Belur에 도착하니 버스 차장이 버스 정류장에서 사원까지 10 rupee를 내고 릭샤를 타고가라고 가르쳐준다. 버스 차장 말을 따라서 10 rupee를 내고 릭샤를 타고 사원까지 갔다. 버스 차장이 릭샤 요금을 얘기해 주지 않았더라면 아마 훨씬 더 많은 돈을 내고 갔을 것이다. 버스 차장에게 고맙다.

 

이곳 사원 역시 규모는 작으나 조각이 정교했다. 영국 관광객 (주로 노인) 30여명이 가이드와 함께 구경하고 있었다. 아마 Bangalore나 Mysore에서 온 관광객들일 것이다. 사원 외부를 구경한 다음에 잠깐 내부를 봤으나 역시 너무 어두워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서 금방 나왔다.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갈 때는 서서히 걸어가면서 Belur 거리 구경을 했다. 중간에 바나나, 계란, 오이를 샀다.

 

버스에 올라 한 시간 만에 Hassan으로 돌아오니 오후 1시경이었다. 어제 저녁을 먹었던 음식점에 가서 어제 먹었던 닭볶음과 thali를 또 먹었다. 밥과 반찬 다섯 가지를 주는데 야채 삶은 것 하나와 찌개나 국 같은 것인데 조그만 양철 종기에 담아서 준다. 그리고 야자수 잎을 식탁 위에 놓고 그 위에 두어 가지 반찬을 국자로 퍼준다. 왜 어떤 반찬은 야자수 잎에 퍼주고 어떤 반찬은 종기에 담아 주는지 모르겠다. 스푼을 하나 달라고 했더니 조그만 티스푼 두 개를 준다. 큰 스푼이 없느냐고 하니 없단다. 왜 작은 티스푼만 있고 또 두 개씩 주는지 모르겠다. 큼직한 플라스틱 스푼이 있었는데 Mumbai에서 잃어버렸다. 어디서 다시 구했으면 좋겠는데 쉽지 않을 것이다. 닭볶음은 먹을 만했고 thali도 두어 가지는 먹을 만했는데 나머지는 내 입엔 너무 시어서 못 먹겠다.

 

(후기. 인도에 처음으로 디지털 카메라를 사가지고 여행을 했는데 왜 음식 사진을 안 찍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사진을 왜 640 x 480 작은 크기로 찍었는지 모르겠다. 카메라 메모리 카드 용량이 적어서 그랬을까, 기억이 안 난다. 800 x 640 크기로 확대해서 올리고 있는데 어떤 사진은 질이 좀 나쁘다.)

 

오후에는 낮잠을 달게 자고 나서 책을 읽으며 보냈는데 "The Age of Kali"라는 책을 끝냈다. 1988년부터 1997까지 약 10년 동안의 인도, 파키스탄, 스리랑카 사회상을 그린 책인데 한마디로 말세라는 얘기다. 파키스탄 얘기를 마지막으로 읽었는데 Bhutto 가문, Pathan 부족, 1947년의 인도와 파키스탄 분할, 인도를 뺨치는 파키스탄의 부패 등에 관한 얘기였다. 이 책을 읽어보니 인도의 카스트 제도를 나쁘게만 볼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카스트 제도가 없는 회교 국가 파키스탄은 인도보다 더 엉망이니까 말이다.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모두 장래가 없는 말세에 처해있는 나라들이라는 저자의 결론이다. 스리랑카는 불교 나라인데도 역시 그런 모양이다.

 

CNN에 한국 뉴스가 잠깐 나온다. 한국에는 매년 평균 4천 번의 데모가 일어나는데 데모 기술이 고도화되어서 데모를 기획하고 운영해주는 회사까지 있다는 내용이었다. 정말 그럴까? 믿어지지 않는 얘기지만 있을 법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에 데모 많이 하는 나라치고 잘 되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 데모는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끼려면 꼭 없어져야 하는 것 중의 하나다. 제발 한국의 다음 세대는 데모 없는 나라를 만들기 바란다.

   

Halebid에 장이 섰다

 

여러 가지 밧줄은 판다

 

아름다운 Halebid 힌두교 사원, Halebid는 남인도의 대제국 Hoysala 제국의 (1026-1343) 수도였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으나 아담한 사원이다

 

정원사가 다듬어 놓은 듯한 나무

 

인도에서 제일 인기 있는 힌두교 코끼리 신

 

정교한 조각

 

사원 안은 너무 어두워서 들어갈 기분이 안 난다

 

인도에서는 음식점을 "hotel"이라고도 부르는데 왜 그럴까?

 

Belur에 있는 힌두교 사원, Belur 역시 Hoysala 제국의 수도였다

 

이 사원 역시 조각이 정교하기 짝이 없다

 

어떻게 이렇게 잘 보존되었을까?

 

힌두교에는 신도 많다, 약 3억의 신이 있단다

 

가난한 사람들은 배를 줄이고 부자들은 이런 사원을 짓고, 인도는 옛날부터 빈부의 차가 아주 심한 나라다

 

그러니 지금도 부처님 같은 "holy man"들이 하늘에 별만큼이나 많은 나라다

 

어쨌든 조각은 정교하기 짝이 없다

 

맨발로 사원 경내를 걷고 있는 힌두교 성직자와 외국 여행자

 

인도는 영화의 나라다, 그런데 폭력을 소재로 한 영화가 너무나 많다

 

이 건물은 무슨 건물인지 생각이 안 나는데 내가 묵었던 숙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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