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갤러리 푸드여행
양평은 강남에서 출발, 서울-춘천 간 고속도로를 30분 정도 달리면 있는 물 맑은 도시이다. 그 때문에 가벼운 주말여행지로, 서울 근교 여행으로 드라이브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곳은, 곳곳에 정확히 배산임수의 요지를 점령하고 있는 맛집과 예술 작품으로 풍경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갤러리가 곳곳에 숨어 있다. 그 어느 곳에 서도 탁 트인 강변의 비경이 눈이 호사스럽다. 양평의 미학을 일궈낸 핫 스폿들. 그곳의 사연에 귀를 기울여 본다.
황순원문학관에서 소나기의 순수를 만나다
"어른들의 말이, 내일 소녀가 양평읍으로 이사 간다는 것이었다. 거기 가서는 조그마한 가겟방을 보게 되리라는 것이었다." (소설 <소나기> 가운데) 두 시간에 한 번꼴로 소나기가 내린다는 양평군 서종면 수능리 일대는 1953년 발표된 작품 <소나기>의 배경이 된 곳이다. 선생의 제자들과 경희대학교가 양평군과 자매결연을 맺고 지난 2009년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을 조성한 것.
소년과 소녀가 소나기를 피했던 수숫단을 형상화한 원뿔 모양 지붕의 중앙홀은 황순원 선생의 삶, 문학, 시대를 알려주고, 제1전시실은 작가와의 만남, 제2전시실은 작품들, 제3전시실은 남폿불 영상실로 꾸며졌다. 단순히 작품을 기리는 것뿐만이 아닌, 작품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들도 있어 눈길을 끈다.
문학관에서 상영하는 애니메이션 '그날'은 소나기를 원작으로 재구성한 4D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실제 천둥, 비, 바람 등을 느낄 수 있다. 황순원 문학관을 관리하고 있는 김용성 촌장은 “소나기를 읽었던 때를 돌아보고, 그 순수함을 다시 체험하며, 스트레스를 풀고 일상사로 돌아갈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문학관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Open 오전 9시~오후 6시(매주 월요일, 공휴일 또는 연휴일 경우 다음날 휴관)
Price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Info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수능리 산 74번지, 황순원문학관 031-773-2299
풍경이 되는 건축물 Dr. PARK 갤러리

먹고 마시고 잠자는 원초적인 상업주의의 강변 문화에 일침을 놓고, 양평을 고급문화 벨트 지역으로 탈바꿈시킨 닥터 박(Dr. PARK) 갤러리. 현대미술 작품을 가장 많이 보유한 사설 미술관을 설립해야겠다는 내과의사 박호길 선생의 소망을 담은 복합 문화 예술 공간이다.
지난 2006년 개관한 이래 동시대의 젊고 유망한 작가들의 작품들이 끊이질 않고 전시되는 공간. 성북동의 한 갤러리에 들어와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지만, 문득 깨닫고 보면 건물 전체가 강변을 바라보고 있다. 어느 곳에서든 고개를 돌리면 탁 트인 전망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 이곳이 양평임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Open 11:00~19:00(화~금요일), 11:00~20:00(토?일?공휴일), 매주 월요일과 명절 휴관
Price 일반 8,000원, 어린이(4세~13세) 6,000원
Info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전수리 19-1, 닥터박갤러리 031-775-5600 www.drparkart.com

사진 전문 갤러리, 갤러리 瓦

전체 전시의 60%가 사진전인 갤러리 瓦는 사진을 전문으로 전시하는 갤러리다. 전통 가옥처럼 안채와 바깥채가 건물을 둘러싸는 형태로 지어진 갤러리는 기와가 벽돌로 새겨져 고풍스러운 멋을 낸다. 안채와 바깥채 사이에 마당을 두는 전통 가옥과 같이 건물의 하층에는 작은 뜰, 중정을 마련했다. 마치 액자 프레임 같은 복도 통창으로 정원이 내려다보인다.
한옥 기와를 정성껏 쌓아 그 외관의 독특한 멋이 두드러진다. 한옥의 형식을 살리기 위해 그 이름도 ‘와’ 로 짓고, 처음 갤러리에 온 사람들이 남한강이 펼쳐진 전경을 바라보며 한결같이 ‘와~’ 하는 감탄을 내듯 전시와 내용에 충실을 기하자는 결연함을 표현했다. 2005년 개관해 현재 5개의 전시실을 포함한 총 4개의 전시 공간을 갖추고 있다.
Open 11:00~18:00(매주 월요일 휴관)
Price 입장료 대신 커피를 판매한다.
Info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전수리 468-10, 갤러리와 031-771-5454, www.gallerywa.co.kr
만인의 외가, 푸근한 문화 놀이터 바탕골

바탕이 되는 마을. 편안하고 친근한 곳이 되길 바란다는 박의순 바탕골미술관 관장의 소망이 뿌리내린 바탕골미술관은 약 1만여 평의 대지에 미술관은 물론 극장, 공방, 찻집 등이 들어선 대규모 문화관이다. 그 방대한 규모와 달리 바탕골은 편안하고 포근한 공간이 되고자 한다. 그래서 유독 아이들을 위한 체험학습 공간과 각종 공방, 펜션이 마련되어 있다.
‘미술관장’이라는 딱딱한 명함 대신 ‘대표 할머니’로 불리는 박의순 관장은 ‘설명하는 미술관’ 투어 프로그램을 만들어 어렵게만 느껴지던 예술을 사람들 가까이 끌어들였다. 전시작품을 함께 체험하며 떡을 나눠 먹으면서 관람객과 그림은 서로 작용한다.
바탕골미술관의 모태는 바로 대학로. 1980~90년대 대학로의 랜드마크였던 바탕골 미술관은 99년 ‘가족과 문화’라는 테마를 가지고 양평으로 이사를 온다. 주변은 하천이 많아, 남한강 변에서 유일하게 모텔과 카페가 없는 청정 지역. 산을 끼고 있는 긴 산책로를 걸어 오르면 넓은 안마당이 나타난다. 어디에서나 남한강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바탕골미술관은 언제나 달음질쳐 달려가고 싶은 외할머니 집 같은 공간을 꿈꾼다.
Open 11:00~17:00(수~목요일), 11:00~18:00(금~일요일), (매주 월, 화요일 휴관)
Price 어른 3,000원 어린이 2,000원 양평군민 1,000원
Info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운심리 368-2, 바탕골미술관 031-774-0745, www.batangol.co.kr
자연 양념 맛집, 옹화산방
회초정식이 별미인 옹화산방은 황토를 다져 만든 건물에 너와를 얹어 강원도 초가삼간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면 신세계가 펼쳐진다. 남한강을 향한 벽면을 모두 통유리로 만들어, 홀에 올라앉으면, 드넓게 펼쳐진 강변 풍경에 가슴 한구석이 시원하게 뚫린 기분이 든다.
옹화산방은 옹기, 즉 항아리를 이용해 산과 들에서 채취한 식용, 약용 산약초 발효액을 직접 담근다. 몸에 약이 되는 양념들로 맛을 내기 때문에, 음식에는 귀한 맛이 가미되고, 자연에 가까운 웰빙 음식이 탄생하게 된다. 우리 고유의 맛과 멋을 간직한 고향집 같은 멋이 옹화산방을 찾는 이유다.
Open 11:00~22:00(연중무휴)
Price 코스 요리로 옹화정식 1인 3만 원, 게장정식 1인 2만5천 원
Info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전수리 532-14, 옹화산방 031-771-8838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 지평주조

지은 지 85년이 넘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을 지닌 지평주조는 1925년부터 지금의 자리에서 술을 빚고 있다. 이 같은 건축물은 대부분 등록문화재로 지정되기 마련이나, 내부 수리나 시설 개조 등의 불편함 때문에 지평주조 측은 근대문화유산 등록을 거부한 채 고집스럽게 가업을 잇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유엔군 프랑스 대대의 지휘소로 사용되기도 한 양조장은 건물 앞의 버드나무와 역사를 같이 하고 있다. 김의 조손인 김기환 대표가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서울을 비롯해 택배로 주문만 하면 전국 어느 곳에서든 지평막걸리의 맛을 즐길 수 있다.
Open 1.75리터 1,900원, 1.25리터 1,200원
Price 코스 요리로 옹화정식 1인 3만 원, 게장정식 1인 2만5천 원
Info 경기도 양평군 지평면 지평리 551-2, 지평주조 031-773-7029
현지인이 더 많이 찾는 본가양평해장국

"양평 사람들은 거기 안가. 거긴 외지 사람들이 양평 놀러 와서 가는 곳이지. 양평 사람들이 가는 곳은 따로 있어.” 만약 양평에 내려 택시 기사에게 이와 같은 말을 들었다면 그 택시의 행선지는 바로 본가양평해장국이 될 것이다. 주인 얼굴을 간판 위에 내건 가게의 밑반찬은 김치와 깍두기, 고추절임으로 단출하다. 콩나물과 부드러운 시래기, 양과 선지도 듬뿍 들어있다. 특히 진한 국물이 별미. 오전 11시에도 손님들이 바글바글한 군 지정 맛집이다.
Price 해장국 6,000원
Info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병산리 135-2, 031-772-25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