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 여행기 (16-17)
키르기스스탄 여행기 (16) - 다시 Bishkek | ||
2006년 8월 19일, 토요일, Bishkek, Hotel Sary Chelek
(오늘의 경비 US$40: 숙박료 500, 택시 400, 200, 점심 200, 식품 280, 인터넷 24, 환율 US$1= 40 som)
오늘 아침 어제 밤을 묵은 Kyzart CBT 민박집 차를 타고 민박집 식구들과 함께 Kochkor로 왔다. 식구들은 Kochkor 시장에 오는 것이라고 한다. 아버지, 어머니, 큰 딸과 가이드 베카와 함께 타고 왔는데 차를 타는 값 400 som을 나에게 내라고 해서 주었다. 400 som은 원래 가격의 반값이라는데 어쩐지 좀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자기네 식구들도 타고 가니 반값을 받는다는 것 같은데 웬만하면 그냥 태워 주어도 될 듯 한데 돈을 받다니 너무 하는 것 같았다. 이 나라도 외국여행객들을 상대하기 시작하면서 돈 독이 단단히 들고 있는 것 같다. 400 som이면 아마 이 나라 사람 반달 수입은 될 것이다. 외국인이 아니면 그런 돈을 낼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 집 가족은 참 행복해 보인다. 부모와 2남 2녀 6명의 가족인데 애들도 잘 생겼고 집도 깨끗하고 차도 있고 부러울 것 없이 사는 것 같다. 얼마 전에 만난 이 나라 젊은이가 행복지수로는 키르기스스탄은 선진국에 속한다고 하던 말이 생각난다. 경제적으로는 후진이지만 행복지수로는 선진이라는 얘기다. 굶는 사람 없고 얼굴 피고 사니 그만하면 살만한 것이다. 이 집 차는 러시아제 싸구려 차인데 굴러가기는 잘 굴러간다. 이 나라 차들은 고장이 자주 나는지 차 주인이 웬만한 고장은 다 고칠 수 있도록 훈련이 되어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도시에도 자동차 정비소가 안 보인다.
베카 가족은 근래까지 독일제 아우디 차가 있었는데 2천불을 받고 팔았단다. 24세 먹은 베카의 형이 8개월 비자를 받고 영국에 가있는데 형 여비를 마련하느라고 팔았단다. 아마 영국에서 학교에 다니는 모양이다. 차를 타고 Kochkor까지 오는 두 시간 동안 계속 길가에서 차를 얻어 타려고 손을 흔드는 사람들이 보였다. 미니버스가 다닌다는데 벌써 아침에 지나간 모양이었다.
Kochkor에 도착해서 CBT 사무실에 들러서 그 동안 찍은 사진 가운데서 베카 사진을 내 컴퓨터에서 CBT 사무실 컴퓨터로 옮겨주었다. 여행에 관해서 한 마디 쓰고 가고 싶어서 게스트 북이 있느냐고 물으니 못 알아듣다가 한참 만에 코멘트를 적는 서식을 가져온다. 틀림없이 이곳 CBT 경영을 돕고 있는 스위스 단체에서 만든 것 같은데 거의 사용을 안 하는 것 같다. 그 서식에다 여행에 관해서 썼다. 3일에 약 US$160이 들었는데 잠자리, 음식, 그리고 이 나라 경제를 감안하고 다른 나라에 비교해서 US$90 정도가 적정가격이라고 썼다. CBT는 좋은 아이디어이지만 (유럽 여행객들의 아이디어로 세워진 것) 이 나라 사람들은 너무 욕심을 부리는 것 같다. 그래서는 안 되는데. 고객들의 만족에는 별 관심이 없고 조금이라도 돈을 더 받는데 만 신경을 쓰는 것 같다. 그것은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벌써 배낭 여행객들은 CBT의 경쟁자이고 CBT보다 저렴한 Shepherd‘s Life로 몰리는 것 같다.
Kochkor에서 합승택시를 타고 2 시간 만에 이 나라 수도 Bishkek의 전 번에 묵었던 호텔까지 편하게 와서 내렸다. 그런데 호텔에 빈방이 없단다. 다행히 근처에 있는 호텔에 빈방이 있어서 들었다. 점심을 전 번에 자주 가서 먹던 중국음식점에 가서 먹었는데 이번에도 음식을 너무 많이 시켜서 배가 터지게 먹고도 남아서 싸 가지고 나왔다. 이렇게 맛있고 양 많이 주는 중국음식점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인터넷 카페에 가서 인터넷을 하니 그렇게 기다리던 타지키스탄의 GBAO permit이 이메일로 와있었다. 다행이 아닐 수 없다. GBAO는 Gorno-Badakhshan Autonomous Province의 줄인 말이고 타지키스탄의 한 자치구역인데 그곳을 지나가려면 타지키스탄 비자 외에 GBAO permit이란 통행허가증을 또 받아야한다. 내일 하루 이곳에 더 묵고 Osh로 해서 세계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타지키스탄의 파미르고원으로 간다.
2006년 8월 20일, 일요일, Bishkek, Hotel Sary Chelek
(오늘의 경비 US$59: 숙박료 500, 인터넷 55, 식료품 102, 점심 105, GBAO permit US$40, 환율 US$1= 40 som)
오늘은 타지키스탄으로 떠나기 위한 준비를 하는 날이다. 우선 빨래를 했다. 그리고 Bishkek에서 제일 좋은 백화점이라는 Turkish Store에 가서 필요한 물건들을 샀다. 이 나라에는 Turkish Store, Turkish School 등 Turkish 자가 들어가는 곳은 제일 좋은 곳이다. 터키의 영향이 크다. 이 나라뿐 아니라 중앙아시아 모든 나라들이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마찬가지인 것 갔다. 우리가 중국이나 미국을 큰 나라로 생각했듯이 중앙아시아 나라들은 터키를 큰 나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인터넷 카페에 가서 키르기스스탄 사진도 보냈다. 이제는 내일 Osh로 가서 타지키스탄 Pamir Highway 차편만 구하면 타지키스탄 여행 준비가 끝나는 것이다. 차편을 구하는 것이 어떻게 될지는 Osh에 가봐야 알겠는데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오늘도 인터넷 카페에서 아프가니스탄 정세에 관해서 읽었다. 위험하니 오지 말라는 편과 조심만 하면 괜찮다 편으로 갈려서 쓸데없는 말싸움만 계속하고 있었다. 다 자기가 옳다고 우긴다. 도대체 나에겐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말들뿐이다.
인터넷에 나온 아프가니스탄 여행사에 차편을 알아보고 있다. 제일 싼 차를 운전사와 함께 빌리는 하루 빌리는 가격이 US$40이란다. 타지키스탄 국경에서 아프가니스탄 수도 Kabul까지 하루 빌리고 Kabul에서 파키스탄 국경까지 하루 빌리면 최단 시일 내에 아프가니스탄을 지나갈 수 있다. Kabul에서 할 일은 한국대사관에 잠깐 들려서 내가 한국을 떠나기 전에 파키스탄 주재 한국대사관으로 우송한 파키스탄 Lonely Planet 책을 찾는 일 뿐이다. 한국대사관에 들리려면 주말을 피해서 Kabul에 도착해야 할 것이다. 대사관에서 버리지 않고 보관하고 있으면 좋겠다. 아프가니스탄 관광은 세월이 좋아질 때 다시 한 번 가서 정식으로 할 생각이다.
키르기스스탄 여행기 (17) - Osh |